스타트업을 돕는다는 것 – 김형석 대표의 창업·투자·성장 이야기
2025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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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일: 2025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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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진
ZUZU 마케팅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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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상 #투자유치 #주주총회 #법인운영
김형석 님은 대기업에서 신사업과 전략을 담당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파트너십 확장,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경험한 뒤,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셨죠. 팀윙크(현 KB핀테크)와 Pivot360 등에서 CEO로 활약하며 엑싯까지 이루셨고요.
현재는 트래바리 북클럽 ‘스몰 창업, 스몰 엑싯’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창업가들과 소통하고, AC와의 협업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과 투자 유치를 돕고 있죠. 2025년부터 투자와 교육, 두가지 축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나누고자 솔로GP로 첫 발을 내딛으셨어요.
스타트업 창업가, 멘토, 투자자로서 김형석 대표가 쌓아온 인사이트부터, 솔로 GP로서 계획한 투자까지! 스타트업을 돕는 그의 여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게요.
IR 자료를 완전히 재구성했어요. 단순한 “문제 → 해결책 → 기술적 강점"에서 “투자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정의 → 기술과 프로세스 기반의 해결책 → 시장 확장 기회 → 구체적인 성장 전략 → 투자 필요성과 자금활용 계획” 흐름으로 스토리를 만들었죠. 기존 자료를 투자자들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정리했고, 투자자들로부터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죠.
대기업에 계시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일하는 방식부터 사고방식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는 속도와 리스크에 대한 접근 방식이에요. LG전자, SK플래닛, JTBC PLUS에서 일할 때는 신사업 기획부터 전략 수립까지 모든 과정이 매우 체계적이었죠. 대기업에서는 “이 사업을 하면 5년 뒤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요. 철저한 시장 데이터 분석,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 승인 과정, 리스크 최소화가 핵심이었고요. 근데 스타트업은 완전히 다른 세계 더라고요. 여기서는 “이번 주, 이번 달에 성과를 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요. 제 경험으로 말하면, 초기에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기술 부채 문제를 겪었어요. 개발 초기에 쓴 커스텀 프레임워크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지고 개발자 채용도 어려워졌죠. 대기업 스타일로 했다면 무한정 리스크 분석에 시간을 썼겠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결국 팀원들과 빠르게 논의해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익숙한 기술 스택으로 전환했죠. 3개월 정도 리팩토링 기간 동안 성장을 잠시 멈췄지만, 결과적으로 개발 속도는 빨라졌고 신규 개발자 온보딩도 수월해졌어요. 핵심은 ‘완벽하려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거예요. 스타트업은 실행과 피드백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몸소 배웠습니다.
교육과 투자, 2개의 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하고 계신데요! 창업과 엑시트 이후 투자자이자 스타트업 멘토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창업 초기에는 자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엑시트를 경험하며,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대표의 마인드셋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이후 투자 공부를 시작했고, 개인 투자도 진행하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단순한 투자 심사나 파트너십을 넘어, 창업 교육과 멘토링을 결합해 창업자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협업 중인 AC(Accelerator)와 함께 창업자 대상 보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저는 전체 프로그램의 기획과 멘토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주요 역할로는 창업자들의 사업 전략을 진단하고, 사업화 및 스케일업을 위한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또한, 보육 기업이 프로그램 졸업 이후에도 시장 진입 전략과 제휴 사업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성공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과 투자라는 두 가지 축을 활용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조언을 통해 도와주신 스타트업 중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5년간 투자 없이 연간 30% 성장을 일구어낸 스타트업의 사례가 생각납니다. 제가 이 팀의 IR 자료를 처음 봤을 때, 흔히 스타트업들이 저지르는 전형적인 실수를 발견했어요. 문제 정의는 잘 되어 있었지만, 정작 왜 이 사업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거든요.
주요 문제는 두 가지였어요. 첫째, 스토리라인이 약했어요.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까지는 좋은데, 그 다음 “어떻게 성장하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빠져 있었죠. 둘째, 데이터가 부족했어요. 시장 규모, 성장 가능성, 경쟁사 대비 강점 등을 숫자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래서 IR 자료를 완전히 재구성했어요. 단순한 “문제 → 해결책 → 기술적 강점"에서 “투자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정의 → 기술과 프로세스 기반의 해결책 → 시장 확장 기회 → 구체적인 성장 전략 → 투자 필요성과 자금활용 계획” 흐름으로 스토리를 다시 만들었죠. 기존 50페이지 자료를 투자자들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서 30페이지 정도로 줄였어요.
데이터도 대대적으로 보강했습니다. 시장 규모, 경쟁사 비교, 수익 모델을 구체적인 숫자로 뒷받침했고, 창업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팀의 강점을 명확히 드러냈어요.
결과적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현재 실사 단계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도 제대로 된 스토리와 데이터 없이는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뾰족함’이라는 건 , 이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다는 걸 의미하죠
투자나 M&A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란 겁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언제 투자받을까?”, “언제 회사를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이건 본질을 놓치는 거예요. 진정한 목표는 ‘건강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로서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시장 크기, 팀 역량, 기술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저 역시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지만, 그보다 창업자와 팀의 ‘뾰족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기서 ‘뾰족함’이란 특정 분야에서의 명확한 강점과 차별화된 가치를 의미합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진 팀을 선호합니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넓혀 나갈 수 있는 팀이라면 더욱 투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씀주신 투자자가 생각하는 ‘뾰족함’ 이란 무엇일지, 이를 갖춘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뾰족함’이라는 건 단순히 “우리 기술이 뛰어납니다"가 아니라, 이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다는 걸 의미해요.
어떤 경우는 팀이 뾰족한 경우도 있고, 기술이 뾰족한 경우도 있고, 시장 접근 방식이 뾰족한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면, 경쟁사보다 빠르게 실행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뾰족한 전략일 수 있고, 특정 산업에 대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갖고 있어서 B2B 영업을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도 강한 무기가 될 수 있어요.
실제로 도움을 줬던 AI 스타트업이 하나 있었어요. 기술력은 뛰어났는데, AI 시장은 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다 보니 그냥 “우리는 좋은 AI 기술을 갖고 있어요"로는 어필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팀의 강점을 다시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CEO와 CTO가 해외 경험이 많았고, CTO는 아예 외국 국적이었어요. 그래서 한국 시장이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바로 뛰어들 수 있는 팀이라는 걸 강점으로 잡았어요. 대사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글로벌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해외 플랫폼 기업들과 연결됐고, 지금은 해외 파트너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결국 스타트업이 뾰족한 강점을 잘 활용하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더 큰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였죠.
투자자와 창업자로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은 투자나 M&A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란 겁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언제 투자받을까?”, “언제 회사를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이건 본질을 놓치는 거예요. 진정한 목표는 ‘건강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스타트업의 핵심은 ‘사람’이라는걸 꼭 염두했으면 합니다. 작은 팀일수록 리더십과 팀워크가 모든 걸 결정해요. HR과 조직문화를 간과하면 결국 조직이 무너집니다. 특히 초기에는 대표가 팀원들을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리더십이 절대적입니다. 팀원들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회사의 공동 창작자예요.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장기전입니다. 처음 1~2년은 생존이 목표겠지만, 그 이후에는 “우리 팀이 정말 잘하는 게 무엇인가?”, “이 시장에서 우리만의 독보적 강점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해요. 이런 진정성 있는 성장이 결국 좋은 투자와 기회를 부르는 거거든요.
단순한 투자보다 ‘투자 생태계 조성’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솔로 GP로서의 활동과 연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솔로 GP로서의 활동 목표는 단순히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 생태계의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에요. 스타트업이 더 좋은 투자자를 만나고, 투자자가 더 의미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드는 것. 올해는 그 첫걸음을 내딛는 해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세운 올해 목표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번째, 연말까지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 3~5곳에 투자하면서, 단순한 자본 제공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 후속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에요. 그냥 투자만 하고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밀어줄 수 있는 방식으로요.
두번째, 개인적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해 프라이빗한 모임을 조금씩 확장해보려고 해요. 초반에는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부담 없이 교류할 수 있도록 가볍게 시작할 예정인데, 반응이 좋으면 점차 더 구조화된 네트워크로 발전시켜볼 생각이에요. 장기적으로는 플랫폼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고요.
세 번째로, ZUZU와 같은 전문 서비스와 협업하여 딜소싱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투자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체계적인 딜 소싱 전략을 활용하며, 장기적으로는 직접 펀드를 조성해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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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설립부터 투자 유치까지 기업의 여정에 꼭 맞는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신선하고 실용적인 정보를 담아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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