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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는 매일 스타트업 투자 유치 소식이 쏟아진다. 시드 5억 원, 시리즈A 50억 원, 시리즈B 200억 원 같은 숫자를 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스타트업이 쉽게 투자받는 것처럼 착시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창업해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 보면 첫 질문부터 막힌다. 어떤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 걸까?
2017년 말 필자가 처음 투자 유치를 시작했을 때도 막막했다. 지금이야 각 투자사의 특성과 장단점을 줄줄 꿰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름을 아는 투자자가 하나도 없을 정도도 무지했다. 먼저 창업한 선배 창업자를 찾아 조언을 구했고,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들의 이름과 명성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중 몇몇 벤처캐피털의 문을 두드렸고 운 좋게 복수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 필자는 투자 제안을 받은 여러 벤처캐피털 중에서 가장 높은 기업 가치와 많은 투자 자금을 제시한 곳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높은 기업 가치와 많은 투자 자금이 투자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벤처 투자 생태계를 조금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단 우리가 아는 투자자를 크게 둘로 분류한다면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로 나눌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 모두 투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은 동일하나,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자금 외에도 창업자에 대한 멘토링 및 보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액셀러레이터마다 강점으로 내세우는 영역이 조금씩 다르나, 가설 검증 및 제품 개발부터 팀 빌딩, 채용, 조직 문화 설계 등 사업 전반에 도움을 준다.
좋은 대표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역량은 너무 많은데, 이 모든 역량을 다 갖춘 상태로 창업하는 대표는 없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창업자 역량의 성장과 궤를 함께할 수밖에 없고, 창업자는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되 돌이킬 수 없는 시행착오는 피해야 한다. 이미 수많은 창업자들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액셀러레이터는 창업자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멘토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액셀러레이터 vs 벤처캐피털
이렇게 보면 투자 자금뿐만 아니라 멘토링까지 제공하는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비용이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멘토링을 제공하는 만큼 벤처캐피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를 덜 인정하고 같은 투자금으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 창업자 입장에서 보면, 회사의 지분으로 멘토링 서비스를 구매하는 셈이다.
따라서 멘토링의 가치보다 회사의 지분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창업자라면 액셀러레이터가 아닌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요즘은 벤처캐피털들도 투자 기업들을 대상으로 채용, 홍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일례로, 초기 투자 벤처캐피털인 카카오벤처스는 언론 홍보를 담당하는 직원을 채용하여 피투자사의 언론 홍보를 돕고 있고, 대표 인터뷰, 조직 문화 소개, 채용 콘텐츠 등을 직접 제작하여 피투자사를 알리기도 한다. 또 다른 초기 투자 벤처캐피털인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성공한 창업자들을 영입하여 피투자사들의 가설 검증, 제품 개발에 직접 도움을 주고 있다.
결론은 창업자는 회사의 지분을 크게 희석하지 않으면서 회사 성장에 적절한 도움을 줄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자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든 벤처캐피털이든 결국 창업자에게 실제로 멘토링을 제공하는 주체는 투자 회사가 아니라 투자 회사에 소속된 개인 심사역과 파트너들이다. 담당 심사역과 파트너들이 우리 회사의 사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창업자와 고민을 나누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좋은 투자자인 셈이다.
대안으로 등장한 엔젤투자자
이미 엑시트를 경험한 선배 창업자의 엔젤 투자를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피투자사가 100개가 훌쩍 넘는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에 비해 엔젤 투자자와 훨씬 긴밀한 관계를 맺고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엔젤 투자자는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집행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보다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멘토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엔젤 투자가 예전에도 있긴 했지만, 투자 자금 규모의 한계로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 투자보다 앞선 프리 시드(Pre-Seed) 단계의 투자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최근 개인 GP 자격의 개인투자조합 등이 활성화되면서 엔젤 투자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고, 앞으로는 엔젤 투자가 시드 투자 단계에서 기관투자자들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엔젤 투자가 활성화되어 창업자들이 더 좋은 투자자들을 만나면 좋겠다.
참고
서광열(코드박스 | ZUZU CEO)
1등 주주 관리 서비스 ZUZU의 운영사 코드박스 CEO입니다. 기술을 통해 자산 시장을 혁신하여 대중이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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