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도 특허 가출원을 해야 할까?
·
작성일: 2026년 2월 6일
·
최근 수정일: 2026년 2월 11일
목차
스타트업에게 속도는 생명입니다. 통상 특허출원을 변리사에게 의뢰하면 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투자 미팅(IR)이 잡혀 있거나 급하게 제품을 공개해야 하는 시점에서 가출원 제도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처럼 보입니다. 가출원 제도를 이용하면 2~3일 내외로 출원일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빨리 낼 수 있다"는 점만 보고 덤벼들었다가는, 나중에 정작 중요한 권리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가출원’의 장단점, 그리고 AI 기업이 가출원을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할 치명적인 리스크에 대해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참고
본 글은 ZUZU 콘텐츠 기고처인 ‘윌로특허법률사무소’에서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글을 읽고 특허 전략이나 AI 기술 보호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신다면 링크를 통해 문의를 남겨주세요.
1. 가출원이란 무엇인가요?
흔히 ‘가출원’이라고 부르지만, 한국 특허법상의 정식 명칭은 ‘임시 명세서 제도’이며 ‘임시 특허출원’이라고도 불립니다. 본 글에서는 편의상 ‘가출원’으로 통일합니다.
일반적인 특허 출원은 배경기술・실시예・청구항・파일형식 등 정해진 양식을 엄격하게 갖춰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출원은 형식의 제약 없이 논문 초안・기술 소개서・연구 노트는 물론 심지어 PPT 발표 자료 등을 그대로 PDF로 변환해서 제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가장 큰 목적은 ‘출원일 선점’입니다. 특허는 하루라도 먼저 낸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 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문서를 만드느라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현재 확보된 기술 내용이라도 먼저 제출해 ‘이 날짜에 내가 이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2. 가출원의 장단점, 그리고 허와 실
가출원은 분명 유용한 제도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님들이 자주 오해하시는 부분들을 짚어드립니다.
가출원의 장점 3가지
- 신속성: 정규 명세서 작성에는 보통 2~4주가 소요되지만, 가출원은 준비된 자료만 있다면 당일 제출도 가능합니다.
- 비용: 정규 출원 대비 변리사 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정규출원 대비 20% 정도 비용)
- 신규성 상실로부터 방어: 투자 미팅이나 데모데이 직전에 제출하여, 아이디어 탈취나 공개로 인한 특허 상실(공지 예외 주장 필요성 제거)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출원의 단점 3가지
- 심사 불가: 가출원 상태로는 심사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즉, 가출원만 해두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권리도 생기지 않습니다.
- 1년의 유효기간: 가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이를 기초로 한 정규 출원을 하지 않으면, 가출원은 없던 일이 됩니다. (출원일로부터 1년 2개월 후 취하)
- “일단 가출원을 하면 공개해도 된다"는 오해: 가장 위험한 생각입니다. 가출원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은 나중에 정규 출원을 할 때 가출원일이 아닌 정규 출원일을 기준으로 신규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3. 가출원 시 창업자가 준비해야 하는 것
가출원을 결심하셨다면 변리사에게 무엇을 줘야 할까요? “형식이 자유롭다"는 말은 “내용이 없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요구하는 구체적인 형식이 없으니, 내용은 최대한 많이’ 담아야 합니다.
아래 내용을 반드시 지켜야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술이 완전한 발명으로서 출원일 선점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 기술 정의서/백서, IR 자료, 실험 데이터 등 가출원 대상이 되는 기술에 관해 새로 개발한 기술은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 해당 기술의 기초가 되는 배경 기술도 함께 포함해야 합니다.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기존 기술과 어떻게 결합되는지 설명해야 나중에 정규 출원 시 발명의 완성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이건 너무 사소한가?’ 싶은 내용까지 다 넣으세요. 나중에 뺄 수는 있어도, 없던 내용을 새로 넣어 출원일을 소급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4. 가출원 이후, 어떤 일들을 해야 하나요?
가출원 번호가 나왔다고 안심하시면 안 됩니다. 디테일한 내용들은 담당 변리사가 잘 챙겨주겠지만 창업자도 알고 있어야 하는 기한이 있습니다.
- 우선권 주장 출원(1년 이내): 가출원을 낸 시점으로부터 1년 안에 정규 출원을 진행해야 합니다.
- 해외 출원 검토: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가출원을 낸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PCT 출원이나 개별국 출원을 진행해야 합니다.
FAQ
Q. 가출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가출원의 핵심 장점은 ‘출원일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허는 선출원주의이므로, 완성도 높은 정규 명세서를 준비하느라 시간을 보내기보다 현재 확보된 기술 내용을 먼저 제출해 ‘이 날짜에 이 기술을 보유했다’는 기준점을 잡아두는 목적에 맞습니다.
또한 가출원은 정규 출원처럼 배경 기술, 실시예 등 엄격한 서식에 얽매이지 않고, 논문·연구노트·발표자료 같은 기존 문서를 그대로 파일로 제출하는 방식이 가능해 준비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Q. 가출원 서류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가능한 한 충분한 데이터를 구비하여 출원하는 것입니다.
- 실시예(Example)와 도면을 구체적으로 작성: 가출원 제출 시 실시예, 기술적 특징, 도면 등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우선권 주장이 더욱 튼튼해집니다.
- 배경기술도 함께 포함: 새롭게 개발한 기술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의 기초가 되는 배경 기술도 함께 포함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기술과 어떻게 결합되는지 설명해야 나중에 정규 출원 시 발명의 완성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핵심 작동원리와 기술 구성요소를 명확히: 단순히 아이디어만 적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는지(How)와 구체적인 구성(What)을 모두 포함해야 합니다.
Q. 가출원 후 1년 이내에 정규 출원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가출원 후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 중요한 기한이 있습니다.
- 가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우선권 주장을 통한 정규 출원을 해야 합니다.
- 가출원일로부터 1년 2개월 이내에 명세서 보정을 통한 정규 출원 전환이 가능합니다.
만약 이 기한을 모두 놓치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권 주장 출원을 하지 않고 1년 2개월 내 보정도 하지 않으면, 가출원은 자동으로 취하되고 공개도 되지 않습니다. 가출원의 모든 효력이 사라지므로 그동안의 노력과 비용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미 투자 미팅이나 데모데이 등에서 기술을 공개했다면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신규성 상실 예외 주장을 통해 정규 출원을 해야 하는데 가출원 기한을 놓친 시점에서는 이미 공개 후 12개월이 지나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PCT 출원이나 개별국 출원도 같은 1년 기한 내에 검토해야 하므로 가출원일로부터 9~10개월 시점에 미리 해외 출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치며
가출원은 스타트업에게 강력한 무기이지만, 잘못 쓰면 ‘출원했다’는 안도감만 주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ChatGPT, Gemini 등의 AI 모델을 이용한 특허명세서 작성은 꼭 주의하세요. AI 모델은 ‘목적’이나 ‘효과’에 집중하고, 구체적인 기술적 구성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명세서로는 정작 중요한 권리 확보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기술 자료가 가출원에 적합한지, 또는 지금 시점에서 가출원을 진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타당한지 판단이 필요하다면 윌로특허법률사무소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표님의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실무적으로 의미 있는 특허 전략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투자유치와 인재 리텐션을 ZUZU 하나로 끝내세요
더 알아보기
한승준 변리사(윌로 특허법률사무소)
스타트업의 아웃소싱 특허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는, 윌로특허법률사무소 부대표변리사 한승준입니다. 예비창업부터 IPO 단계까지 다양한 시계열에 위치한 스타트업의 특허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주로 기계, 인공지능을 비롯한 IT 기술과 상표, 디자인을 다룹니다.
에디터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