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들만 주주인 회사,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수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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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년 3월 11일
목차
2025년 4월 24일, 대법원이 ‘이사인 주주의 보수한도 결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5.4.24. 선고 2025다210138). 취지 자체는 납득할 수 있습니다. 이사가 자신의 보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과도한 보수를 챙길 수 있다면, 다른 이해관계인이 피해를 본다는 논리는 타당하죠.
문제는 이 판결을 주주 전원이 이사인 소규모 법인에까지 그대로 적용할 경우입니다. 보수한도 결의를 승인할 주주가 아무도 남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이는 대법원이 의도한 상황은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 문제가 실무 현장에서 이미 현실적인 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참고
본 글은 ZUZU 파트너 로펌인 ‘법무법인 디코드’에서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판결의 핵심: 이사인 주주는 보수한도 결의에서 의결권이 없다
이번 판결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사를 겸하는 주주는 보수한도를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에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합니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가 정관에 규정되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매년 이사 전체의 보수 총한도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는 방식이 관행이었고, 이사를 겸하는 주주들도 별다른 제한 없이 의결권을 행사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이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의 결의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는데, 이사 보수한도 결의가 이사인 주주 개인의 경제적 이익에 직결되는 사항이므로 이들이 바로 이 조항의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종전에는 이사 전원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에는 이 법리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 해석이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 오랜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입니다.
이번 판결의 법적 근거
상법 제368조 제3항 — “총회의 결의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대법원은 이사 보수한도 결의가 이사인 주주 개인의 경제적 이익에 직결되므로, 이들이 위 조항의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판결이 모든 회사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판결이 만들어내는 모순: 주주 전원이 이사인 회사는 어떻게 하나
주주 전원이 이사인 회사에 이번 판결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아무도 남지 않습니다. 보수한도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형태의 소규모 법인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번 판결이 나오기 전부터 하급심에서 유사한 판결들이 나올 때마다 법조계에서는 “그렇다면 주주 전원이 이사인 회사에서는 어떻게 보수를 정하라는 것인가"라는 강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 딜레마를 정면으로 해결하지 않은 채 원칙을 확정했고, 그 결과 법무법인·등기소·공증인 등 실무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실무계에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질문
주주 전원이 이사인 회사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아무도 남지 않습니다. 보수한도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피해를 볼 다른 주주가 전혀 없는데도, 자기 자신의 보수를 자기가 결정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결론인가.”
다만 판결이 확정된 이상 이 질문을 붙들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운영 중인 회사들은 이론적 논쟁과 별개로 실무적인 대응을 먼저 서둘러야 합니다.
현실적인 대응 방안 2가지
현재로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2가지입니다.
① 이사가 아닌 주주를 만드는 방법
첫 번째는 이사가 아닌 주주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아주 소수의 지분이라도 이사가 아닌 제3자에게 이전하면, 비임원 주주가 생기므로 그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해 이사 보수한도를 승인할 수 있게 됩니다. 구조상 가장 깔끔하고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다만, 지분 이전에 따른 세무·법무 검토가 필요하고, 향후 해당 주주와의 관계 관리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② 정관에 보수 규정을 직접 명시하는 방법
두 번째는 정관에 보수 규정을 직접 명시하는 방법입니다. 상법 제388조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정관에 이사 보수 한도 또는 구체적인 보수액을 직접 명시해 두면, 매년 별도의 승인 결의 없이 보수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이사들만 주주인 회사의 경우 현 시점에서는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방법 | 핵심 내용 | 특징 및 유의사항 |
|---|---|---|
① 소수 지분 양도 (구조적 해결) | 이사가 아닌 제3자(가족, 파트너 등)에게 소수 지분이라도 이전해 비임원 주주를 만드는 방법. 그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해 보수한도를 승인합니다. | 구조상 가장 확실한 해결책. 지분 이전에 따른 세무·법무 검토와 해당 주주와의 관계 관리가 필요합니다. |
② 정관에 보수 규정 명시 (현실적 차선) | 정관에 이사 보수 한도 또는 구체적 보수액을 직접 명시. 매년 별도 주총 승인 없이 보수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88조). | 이사들만 주주인 회사에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정관 변경에 동일한 이해관계인 문제가 적용되는지는 아직 판례로 정리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
그런데 특징 및 유의사항에도 밝혔듯 ‘② 정관에 보수 규정 명시’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정관 변경 역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즉, 여기에도 동일한 특별이해관계인 논리가 적용된다면 정관 개정 결의도 이사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론적으로 이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정관 변경은 이사 보수를 직접 결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보수 결정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므로, 동일한 수준의 특별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차선책 중 최선입니다.
디코드의 견해: 이 판결이 이사들만 주주인 회사에도 적용돼야 하는가
앞에서 실무적 대응 방안을 짚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 판결의 논리가 애초에 이사들만 주주인 회사에까지 적용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규정은 본질적으로 불공정한 결의로부터 다른 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이사들만 주주인 회사에는 보호받아야 할 ‘다른 주주’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피해를 볼 대상이 없는 곳에서 공정성 보호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규정의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기업 활동을 불합리하게 제약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단체법의 기본 원리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이사들만 주주로 있는 회사에서 이사 겸 주주들이 스스로의 보수 한도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결정의 문제입니다. 해칠 다른 이해관계자가 없을 때는 그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 단체법의 기본 정신에 부합합니다.
이러한 입장은 이미 하급심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25. 11. 26. 선고 2025나5410 판결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1인 회사의 경우에는 주주와 회사 사이에 이해상충의 여지가 없으므로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이사들만 주주로 있는 회사에도 유추적용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대법원에 바라는 것: 명확한 기준 & 관련 입법
아직 대법원 판결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어서 실무자들 사이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른 주주가 없는 경우’에는 특별이해관계인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한 선을 그어주거나, 입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실무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해야 할 것: 지금 바로 우리 회사의 정관 점검하기
이번 판결은 대규모 상장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소규모 법인, 특히 소수의 이사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에게 더 직접적인 실무 리스크가 됩니다. 지금까지 매년 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의 찬성으로 보수한도를 통과시켜 왔다면, 그 결의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것입니다.
보수 결의의 절차적 하자는 사후에 훨씬 큰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지금 당장 정관에 이사 보수 관련 조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보수액 또는 한도를 정관에 직접 명시하는 방향의 정관 개정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소수 지분의 비임원 주주를 두는 구조 변경도 중장기적으로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정관 개정과 함께 주주총회 운영 방식도 점검이 필요합니다. 특별이해관계인이 있는 결의에서는 의결권 배제 후 정족수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실수가 잦은 영역입니다. ZUZU에서는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을 자동으로 배제한 상태로 정족수를 계산하고, 그에 맞는 의사록까지 바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 먼저 바뀐 상황에서, 우리 회사의 정관과 주주총회 운영 방식이 그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첫 번째 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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