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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상표권 확보를 위해 변리사와 상담하면 “이 이름은 등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로고나 도형 없이 텍스트만으로 출원하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로고를 붙여서 출원하면 등록이 수월할까요?

맞습니다. 로고를 결합하면 등록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좋은 전략인 것은 아닙니다. 텍스트만으로 등록된 상표가 오히려 더 강력한 권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텍스트 상표가 왜 등록이 어려운지, 그럼에도 왜 텍스트 상표를 최우선 순위로 등록받아야 하는지까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텍스트 상표는 왜 등록이 어려울까?

상표법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식별력’입니다. 식별력이란 소비자가 그 상표를 보고 “아, 이건 특정 회사의 상품이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상표 등록은 거절됩니다.

텍스트 상표 등록이 어려운 이유는 대표님들이 선택한 텍스트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 전문점이 ‘맛있는커피’를 상표로 출원하면 이는 상품의 품질을 직접 표시하는 것이므로 식별력이 부정됩니다.

반면 로고나 도형이 결합된 상표는 문자 부분의 식별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도형의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전체적으로 식별력이 인정돼 등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텍스트 상표가 도형 결합 상표보다 등록 허들이 높은 편입니다.

2. 그래도 텍스트 상표를 최우선 순위로 등록받아야 하는 이유

등록이 어렵다면 굳이 왜 텍스트 상표를 고집해야 할까요? 답은 ‘권리범위의 넓이’에 있습니다.

도형과 함께 등록하면 상표권의 효력은 해당 도형과 텍스트가 ‘결합된 형태’에 대해 발생합니다. 따라서 제3자가 동일한 텍스트를 사용하더라도 도형이 다르면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돼 권리 행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도형에 의존해 등록받은 상표는 ‘도형이 비슷한 경우’에만 제3자의 사용을 막을 수 있는 좁은 권리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텍스트만으로 등록된 상표는 해당 텍스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자 상표 전반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쿠팡’이라는 텍스트 상표가 등록돼 있다면 제3자가 어떤 도형과 결합하든 ‘쿠팡’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텍스트 상표로 등록하는 것이 가장 넓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물론 식별력의 벽을 넘어야 하므로 처음부터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단어를 활용한 ‘조어(造語)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구글(Google) 카카오(Kakao) 쿠팡(Coupang)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브랜드 네이밍 단계부터 상표 등록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다면 텍스트 상표 등록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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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상표의 역설: 어렵게 등록할수록 넓게 보호받는다 (이미지: AI 생성 웹툰)

3. 국문상표 vs 영문상표, 하나만 출원해도 될까?

텍스트 상표를 출원하기로 했다면 다음으로 고려해야할 부분은 ‘국문으로 낼지’, ‘영문으로 낼지’입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국문이 직관적이고, 해외 시장이나 글로벌 이미지를 고려하면 영문 브랜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둘 다 사용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물론 둘 다 출원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비용이 두 배로 늘어나므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영문 상표의 발음이 하나로 특정되느냐, 여러 갈래로 나뉘느냐’입니다.

영문의 발음이 하나로 특정되는 경우에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국문이든 영문이든 어느 한쪽만 등록해 두어도 발음이 동일한 반대쪽 표기에 대해서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예산에 맞춰 한쪽만 출원해도 실질적인 보호에 큰 공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영문의 발음이 여러 가지로 읽힐 수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한솔’이라는 국문은 누가 읽어도 발음이 하나입니다. 따라서 국문으로 출원하면 ‘한솔’과 아주 가깝게 발음되는 선행상표와의 관계에서만 거절 위험이 생기고 등록 후에도 그 좁은 범위 안에서 권리를 행사하게 됩니다.

반면 영문 ‘HANSOL’은 ‘핸솔’, ‘한쏠’, ‘핸쏠’ 등 여러 가지로 읽힐 수 있어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선행상표의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등록 거절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발음의 다양성은 심사 단계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일단 등록에 성공한다면 그 넓은 발음 범위만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범위도 함께 넓어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발음이 여러 갈래인 브랜드는 영문으로 출원하면 좋지 않을까요?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실무에서는 영문 출원이 거절돼 국문으로 전환한 뒤에야 등록에 성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발음이 다양한 영문 상표는 그만큼 선행상표와의 충돌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브랜드라면 거절 위험이 낮은 국문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안전한 전략입니다.

4. 국영문 병기상표, 비용은 줄이되 리스크를 알자

국문과 영문 양쪽 모두 권리를 확보하고 싶지만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국영문 병기상표 출원’**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솔’과 ‘HANSOL’을 위아래 또는 나란히 배치해 단일 상표로 출원하는 방식입니다.

이 전략은 실무상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등록상표는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취소될 수 있지만 영문상표와 그 한글 음역이 결합돼 등록된 상표는 국문 또는 영문 한쪽만 사용하더라도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리스크를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병기상표를 심사할 때에는 국문과 영문 부분 모두에 대해 선행상표와의 유사 여부를 검토합니다. 국문 쪽에는 충돌하는 선행상표가 없더라도 영문 쪽에서 유사한 선등록이 발견되면 전체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만큼, 출원 전 국문·영문 양쪽에 대한 선행상표 조사를 반드시 선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FAQ

Q. 텍스트와 로고를 결합해 등록한 뒤, 실제 서비스에서는 로고만 따로 떼서 사용해도 되나요?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표법상 등록된 상표는 ‘등록된 형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등록은 텍스트와 로고 결합 상표로 해놓고 실제로는 텍스트나 로고만 분리하여 사용할 경우, 제3자에 의해 ‘불사용 취소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질적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실제 사용하는 형태와 등록된 형태를 최대한 일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미 로고와 결합해서 상표 등록을 받았는데, 나중에 텍스트만 따로 등록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로고 결합 상표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텍스트 자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텍스트 상표를 별도로 출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출원할 때보다 심사 기준이 엄격할 수 있으므로 식별력 보완 대책을 변리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상표는 브랜드 그 자체입니다. 좋은 이름을 짓는 것만큼, 그 이름을 어떤 형태로 출원할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텍스트 상표는 등록의 문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문턱을 넘었을 때 얻는 권리의 넓이는 도형 결합 상표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국문과 영문 중 무엇을 선택할지, 병기 출원을 활용할지는 등록 가능성과 권리 범위, 예산을 함께 놓고 결정해야 합니다. 브랜드를 오래 지키고 싶다면, 네이밍 단계부터 상표 전략을 함께 설계하세요.

참고

본 글은 ZUZU 콘텐츠 기고처인 ‘윌로특허법률사무소’에서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글을 읽고 특허 전략이나 AI 기술 보호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신다면 링크를 통해 문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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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배지헌 변리사(윌로 특허법률사무소)

스타트업의 아웃소싱 특허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는, 윌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배지헌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단기간 내에 2회의 AC 펀딩과 TIPS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주로 전자, 인공지능 및 로봇을 비롯한 IT 기술과 상표, 디자인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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