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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인가 혁신인가: 흔들리는 미국 핀테크 시장

2025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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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일: 2025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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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소송에 직면한 15조 핀테크 기업 딜(Deel)

2025년 1월 3일, 미국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는 유명 핀테크 스타트업 Deel을 상대로 50페이지 분량의 집단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소송은 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폰지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원 지정 관재인 멜라니 다미안(Melanie Damian)이 제기하였는데, SEC에 따르면, 폰지 사기의 주범인 서지 캐피탈(Surge Capital)은 고령의 교회 신도들로부터 약 3,500만 달러를 가로챈 폰지 사기 사건을 벌였으며, Deel은 이 불법 자금 이동에 연루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HR 및 급여 플랫폼인 Deel은 안데르센 호로위츠, 와이콤비네이터, 스파크캐피탈, 코투매니지먼트 등 쟁쟁한 기관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2년 5월 기업 가치는 $12Bn 으로 평가받았습니다. 2019년 설립된 이후 팬데믹 기간 동안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적절한 라이선스나 규제 없이 사업을 확장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소송의 핵심 내용은 Deel이 자금 송금 라이선스(money transmitter licenses) 없이 주간 송금 사업을 운영했고,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제도(KYC) 등 필수 규제 요건을 준수하지 않아 불법 자금 이동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제재 대상인 러시아 은행들과 거래했다는 혐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송과 관련된 서비스인 Deel Card는 또다른 핀테크 유니콘인 Airwallex가 제공하는 서비스였으며, Airwallex의 미국 은행 파트너는 FTX, Synapse 등과의 거래로 문제가 되었던 Evolve Bank & Trust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미안 관재인은 이번 소송을 통해 Deel 서비스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집단소송으로 확대하고, Deel을 연방 및 주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Synapse(시냅스) 사태로 이미 예견되었던 핀테크의 허상

국내 스타트업들도 미국 진출 시 브렉스(Brex)나 머큐리(Mercury)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합니다. 계좌 개설 단계부터 엄격한 KYC 원칙을 적용하고 거래 기록이 없다면 SSN/EIN 정보 제공 및 직접 방문이 필수인 웰스파고나 JP모건 대비 온라인으로 빠르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왜 미국 대형 은행도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은행 라이센스도 없는 일개 핀테크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인가?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수천 개의 크고 작은 은행들이 존재합니다. 2023년 기준 FDIC로 부터 은행 라이센스를 받은 기관만 4,614곳에 달합니다. 핀테크 기업들은 이 중 지방 소도시의 은행과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은행 라이센스를 빌려 옵니다. 대표적인 곳이 2023년부터 불거진 시냅스 스캔들 당시 문제가 된 Evolve Bank & Trus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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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업 대상 거래로 급성장하다 2024년 스캔들에 휘말리며 영업 정지를 당한 아칸소 주 멤피스 소재 소형 은행 Evolve Bank & Trust

시냅스는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을 연결해 주는 뱅킹 미들웨어 회사로, 안데르센 호로위츠가 주도한 $33Mn의 시리즈 B 투자를 포함해 총 $50Mn 이상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던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입니다. 그러나 2023년 10월, 직원의 40%인 86명을 해고하면서 문제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같은 달 주요 파트너인 이볼브 뱅크와 머큐리(Mercury)가 시냅스와의 관계를 종료하며 예사롭지 않은 사태를 예견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냅스는 이볼브 뱅크에 보관된 최종 사용자 자금 $300Mn 이상을 다른 은행들로 이체하도록 지시했는데, 2024년 4월 시냅스가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약 $85Mn의 고객 예금이 행방불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볼브 뱅크는 시냅스의 장부 데이터가 실제 계좌 잔액과 일치하지 않았으며, 그 차이가 매일 수억 달러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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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 원 이상 스캔들로 번진 시냅스 - 이볼브 파산 사태

피해는 계속해서 확대되었습니다. 시냅스의 핀테크 고객사인 요타(Yotta)는 이볼브 뱅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25Mn이 부적절하게 공제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또한 머큐리는 소프트웨어 전환 과정에서 이볼브 뱅크가 다른 고객들에게 $50Mn를 과다 지급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사태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24년 6월 이볼브 뱅크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스캔들로 인해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정확한 장부 관리와 잔액 대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여러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라진 자금의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리스크 관리의 부재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BaaS (Banking-as-a-Service) 모델을 사용하는 핀테크 플랫폼에서 고객 자금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아비트라지는 없다

지난 12월 초, QED, FJ Labs, 500Global 등 유수의 투자자들로부터 $100Mn 이상을 조달했던 주거용 부동산 세일즈-리스백 스타트업 EasyKnock이 갑작스럽게 폐업을 선언했습니다. EasyKnock은 집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생활 자금이 부족하고 신용도가 낮아 전통적인 대출이 어려운 주택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리스백’ 거래를 제공했던 뉴욕 소재 스타트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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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한 EasyKnock

NPR의 조사에 따르면, EasyKnock의 거래 방식으로 인해 주택 소유자들은 수만 달러의 자산 가치를 잃었으며, 계약상 집을 다시 구매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실제로 재구매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일부 고객들이 자신이 원래 소유했던 집에서 퇴거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EasyKnock은 자사의 거래가 수백 명의 사람들의 재정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주장만 반복하였습니다.

현재 EasyKnock은 전국적으로 20건 이상의 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여러 주의 관계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5월, 미시간 주 법무장관은 EasyKnock에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거래 관행"을 중단하라는 중지 명령을 발송하기도 하였습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도 2023년 10월 세일즈-리스백의 위험성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으며, 이러한 계약이 광고에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거나 무위험한 방식이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EasyKnock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과거 거래를 통해 주택 보유자에서 임차인이 된 고객들은 이제 파산 절차에서 혹시나 모를 강제 퇴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입니다.


혁신할 것인가 현혹당할 것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핀테크 혁신은 거래 비용 절감, 시스템 투명성 확보, 고객 경험 향상, 디지털 전환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지난 15년간 가장 주목받던 성장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결제 시장을 혁신한 스트라이프 (Stripe), 핀테크 개방성의 상징이 된 플레이드(Plaid), 그리고 학자금 대출로 시작해 대안 여신 기관으로 성장한 소파이(SoFi) 등 실제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룬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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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텍사노미 (Source: Houlihan Lokey)

하지만 2015년 이후 네오뱅크를 시작으로 등장한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규제 아비트라지와 온-오프라인 아비트라지만을 활용한 그저 그런 서비스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핀테크라는 시대적 흐름에 올라탄 것에 불과했고, 결국 2025년의 핀테크는 모두가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사실 아무도 새로운 기대를 하지 않는 분야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우리가 혁신이라 믿었던 많은 서비스들이 사실은 사용자를 현혹시킨 화려한 기술적 포장에 불과했다는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핀테크 산업의 퍼펙트스톰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가올 위기에 대한 대비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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