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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다이나미즘: 2022 vs. 2025
2022년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탈인 안데르센호로위츠가 처음 제시하며 유명해졌던 아메리칸 다이나미즘은 이제 하나의 투자 철학을 넘어 미국의 산업 재건을 이끄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CapitalEDGE에서도 2023년 벤처투자 - 비트(bit)에서 아톰(atom)으로, 그리고 21세기 ‘오펜하이머’를 기다리는 미국 편을 통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 제조업 투자의 헤게모니 이동을 상세히 다룬 바 있죠.
아메리칸 다이나미즘이 처음으로 제시된 2022년 당시에는 국가 안보, 우주 항공, 공공 안전, 교육, 주택 등 공공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스타트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졌다면, 현재는 미국의 제조업 부활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보다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와 “제조업 부활"을 강조해온 트럼프의 정책 기조와 실리콘밸리의 산업 재건 움직임이 맞물리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50년간 이어져 온 ‘글로벌 공급망’과 ‘글로벌 분업화’에 기댄 제조 산업 구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더스트리얼 투자의 선두 주자, 8090 Industries
8090 Industries는 미국의 산업 재건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일찍부터 포착,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혁명에 대한 투자를 기치로 내건 펀드입니다. 맨하탄 프로젝트를 주도한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손자가 실제로 펀드에 자문역으로 참여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었죠.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현재 아메리칸 다이나미즘으로 대표되는 미국 인프라 딥테크 투자의 현주소를 잘 보여줍니다.
1. Oklo
샘 알트만이 투자한 원자로 기업으로 유명세를 치른 Oklo는 8090 Industries의 대표적인 초기 투자기업입니다. 2024년 스팩 상장에 성공하여 현재 약 9조 원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기업 Switch와 세계 최대 규모인 12GW의 청정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 및 데이터 인프라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 Infinium
선도적인 e-fuels 생산 기업 Infinium은 최근 브룩필드 자산운용 주도로 진행된 시리즈 C 라운드에서 11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e-fuels는 CO₂와 재생에너지를 정제해 중장거리 운송을 위한 액체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로, Infinium은 텍사스에서 세계 최초 상업용 e-fuels 시설을 가동하며 아마존에 연료를 공급 중입니다.
또한 엑슨모빌과 연간 150만 톤 CO₂ 활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메리칸항공 및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와 대규모 오프테이크 계약도 확보했습니다. 향후 연간 8,400만 갤런의 e-fuels 생산을 목표로 확장 중이며, 기존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3. Armada
8090 Industries의 또다른 포트폴리오 기업 아르마다는 사우디 아람코 및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세계 최초의 산업용 분산 클라우드를 공급에 나섰습니다. 기존 산업 현장의 데이터 활용 한계를 극복하며, AI를 엣지 환경에서 실시간 분석·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르마다는 갈레온(Galleon) 엣지 데이터센터와 커맨더(Commander) 소프트웨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AI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초저지연 클라우드 컴퓨팅 및 위성 연결까지 지원하며 AI 전환을 통한 산업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의 새로운 산업 지도
미국의 부통령 J.D. 반스의 고향이기도 한 오하이오 주는 미국 산업 재건의 상장과도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디펜스 테크의 선두주자 안두릴(Anduril)이 현재 건설 중인 10억 달러 규모의 ‘Arsenal-1’ 공장은 500만 평방피트 규모로, 2030년까지 4,00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해 자율 무기 시스템을 생산하게 됩니다.
같은 주에 위치한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또한 5억 달러를 투자해 eVTOL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한때 ‘러스트 벨트’로 불리던 이곳이 첨단 방산과 항공우주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는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5,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미국 전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텍사스 애빌린에 첫 번째 캠퍼스가 이미 착공됐고, 19개에 달하는 주 정부가 추가 부지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는 마치 1960년대 주간고속도로 건설처럼, 이번에는 디지털 인프라가 미국을 새롭게 연결하게 될 것입니다.
남부 지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전 테슬라 CTO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매터리얼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재활용 및 소재 생산 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총 600에이커 규모의 이 ‘캐롤라이나 캠퍼스’는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개발 프로젝트로, 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입니다. DOE의 20억 달러 대출 약정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공장 건설이 아닌,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재건을 위한 전략적 투자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미국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산업 시설 건설은 AI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신호탄입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텍사스), 붐슈퍼소닉의 초음속 제트기 공장(노스캐롤라이나), 커먼웰스 퓨전의 핵융합 실증 플랜트(매사추세츠) 등, 한때 정부나 대기업만이 가능했던 규모의 산업 프로젝트들이 이제는 스타트업들의 주도로 속속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가 온다
“미국의 제조업은 죽었다"라는 말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의 25%가 향후 3년 내에 재편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 제조업 기업의 82%가 이미 해외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제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동비용의 중요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제조업 임금은 지난 10년간 매년 10-15%씩 상승했고,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전체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더 이상 저임금을 찾아 공장을 이전하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신 기술력, 공급망 안정성, 그리고 혁신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 제조기업들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밀착 서비스’, ‘빠른 추격자’, ‘가성비’에 기반한 수출 주도, 그리고 소재 부품 중심의 사업도 한계에 다다르는 모습입니다. AI 경쟁이 새로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라면,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제조업 패러다임은 제조업 기반의 국내 경제의 기반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더욱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다이나미즘이 가져올 새로운 산업 혁명의 파고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근본적인 도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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