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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와 지분을 50:50으로 나누는 순간, 겉보기엔 공평하지만 실제로는 위험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다를 거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냅챗의 공동창업자 분쟁 사례처럼 지분 구조로 인한 갈등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데이터 기반으로 지분을 설계하고, 계약으로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균등 분배가 망치는 의사결정 구조
창업 초기 A와 B가 열정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둘 다 풀타임으로 뛰고, 비슷한 기여를 하니 50:50이 당연해 보였죠. 하지만 6개월 후 B는 개인 사정으로 파트타임으로 전환했고, A는 여전히 하루 16시간씩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이 구조를 보면 어떨까요? ‘파트타임 창업자가 50%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명백한 리스크입니다. 더 심각한 건 중요한 의사결정마다 데드락이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피봇할지, 인수 제안을 받을지, 핵심 인재를 영입할지에 모든 순간이 교착 상태가 됩니다.
Founder’s Pie: 감정이 아닌 데이터로 결정하기
CMU Swartz Center의 Founder’s Pie 방법론은 5가지 핵심 요소를 정량화해 지분을 산출합니다. 이 방법론의 핵심은 ‘미래 기여’에 가장 큰 가중치를 둔다는 점이에요.
평가 기준 | 권장 가중치 | 핵심 평가 요소 |
|---|---|---|
미래 기여 | 40% | 풀타임/파트타임, CEO/CTO 등 핵심 역할, 향후 3년 투입 계획 |
리스크 부담 | 20% | 안정적 직장 포기, 개인 자산 투입, 기회비용 |
과거 기여 | 20% | MVP 개발, 초기 고객 확보, 특허/IP 보유 |
아이디어 | 10% | 원천 기술, 사업 모델 고안 |
현금 투자 | 10% | 실제 출자금 규모 |
공동창업자 지분율 계산기를 이용해보세요!
ZUZU는 이 Founder’s Pie 공식을 기반으로, 창업자 간 기여도·리스크·투입 계획 등을 반영해 지분율을 자동 계산해주는 ‘공동창업자 지분율 계산기’를 개발했습니다. 몇 가지 항목만 입력하면 각 창업자의 예상 지분 비율과 불균형 리스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주주간계약서: 창업자 퇴사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안전장치
지분을 나눈 후 더 중요한 건 ‘만약 공동창업자가 떠난다면?’에 대한 대비입니다.
스냅챗의 1,500억 합의금 사례
스냅챗의 초기 멤버였던 레기 브라운(Reggie Brown)은 아이디어와 기여를 했지만, 그 역할과 지분이 계약서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구두 약속에 의존한 결과, 그는 회사를 떠난 뒤 자신이 공동창업자로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어요. 결국 스냅챗은 수년간의 분쟁 끝에 1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500억 원 이상)라는 막대한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분명합니다. 공동창업자와의 기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그에 따른 지분 분배를 어떻게 명문화·계약화할 것인지가 초기에 확실히 정리되지 않으면, 훗날 신뢰는 깨지고 갈등은 법정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거예요. 반대로 말하면, 처음부터 계약으로 기준을 세워두는 게 오히려 신뢰를 오래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1. 콜옵션: 떠나는 창업자의 지분을 회수하는 권리
콜옵션이란? 회사나 남은 창업자가 퇴사한 창업자의 지분을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단순히 지분을 강제로 빼앗는 개념이 아니라, 계약에 명시된 절차와 가격 기준에 따라 지분 양도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예요.
상대방이 이를 거부할 경우, 법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조항으로 활용됩니다.
왜 필요한가요? 창업자 B가 6개월 만에 퇴사했는데 지분 30%를 그대로 갖고 있다면? 남은 창업자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B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회사 가치 상승의 혜택만 받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구조를 극도로 꺼려해요.
실제 적용 예시: ‘창업자가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경우, 회사는 해당 창업자의 지분을 다음 중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권리를 갖는다: (1) 액면가 (2) 최근 투자 라운드 기업가치의 50%’
2. 양도 제한: 지분이 엉뚱한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을 방지
양도 제한이란? 창업자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팔려고 할 때, 반드시 기존 주주들의 동의를 받거나 우선 매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조항입니다.
왜 필요한가요? 창업자 C가 자신의 지분 20%를 경쟁사 관계자나 전혀 모르는 투자자에게 팔아버린다면? 갑자기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낯선 사람이 개입하게 됩니다.
실제 적용 예시: ‘주주가 지분을 양도하고자 할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먼저 기존 주주들에게 매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 주주들이 30일 이내에 매수하지 않을 경우에만 제3자에게 양도 가능하다.’
3. 베스팅: 시간이 지나야 진짜 내 지분이 되는 구조
베스팅이란? 지분을 한 번에 주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근무해야 완전한 소유권을 갖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왜 필요한가요? 창업 첫날 지분 30%를 받은 CTO가 3개월 만에 ‘안 맞아서’ 퇴사한다면? 베스팅이 없다면 그 30%를 고스란히 갖고 나가게 됩니다.
실제 적용 예시: ‘4년 베스팅, 1년 클리프 적용’이 표준입니다.
- 1년 차: 0% (클리프 기간 - 1년 미만 퇴사 시 지분 0)
- 1년 후: 25% 한 번에 확정
- 이후 3년: 매월 2.08%씩 추가 확정
- 4년 후: 100% 완전 소유
구체적 시나리오: 30%의 지분을 받은 창업자가 6개월 만에 퇴사했다면, 베스팅 조건에 따라 보유 지분은 0%로 정리됩니다.
반면, 동일한 조건의 창업자가 2년간 근무 후 퇴사했다면, 전체 지분의 50%에 해당하는 약 15%만 유지됩니다.
4. 경업금지: 퇴사 후 경쟁사 창업/이직 방지
경업금지란? 퇴사 후 일정 기간 동일 분야에서 창업하거나 경쟁사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입니다.
왜 필요한가요? 핵심 기술과 사업 전략을 모두 아는 CTO가 퇴사 직후 경쟁 서비스를 만든다면? 회사의 모든 노하우가 그대로 유출됩니다.
실제 적용 예시: ‘퇴사 후 2년간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을 영위하거나, 경쟁사에 취업할 수 없다. 위반 시 보유 지분을 액면가에 회사에 양도해야 한다.’
계약서 도입 타이밍과 방법
가장 좋은 시점은 공동창업자 합류 직전입니다. 이미 합류했다면 다음 투자 라운드 전에라도 반드시 작성하세요.
제안 시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장치’임을 강조하고, 초안을 함께 검토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세요. 일방적 통보가 아닌 협의 과정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창업자가 놓치기 쉬운 3가지 함정
1. 나중에 조정하면 되지
지분은 한 번 나누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주식은 개인 재산이며, 동의 없이는 회수 불가능해요.
2. 아이디어가 제일 중요하잖아
실리콘밸리 격언: ‘아이디어는 1달러, 실행은 100만 달러의 가치’
3. 계약서는 신뢰를 깬다
오히려 명확한 규칙이 신뢰를 지킵니다. 문제가 생긴 후엔 이미 늦어요.
주주간계약서로 만드는 안전한 구조
지분 설계는 단순한 숫자 놀이가 아닙니다. 회사의 미래 10년을 좌우할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Founder’s Pie 같은 정량적 방법론으로 시작하되, 주주간계약서로 안전장치를 만드세요.
ZUZU는 초기 스타트업의 지분 설계부터 주주간계약서 작성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합니다. 신뢰로 시작한 창업, 계약으로 지켜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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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코드박스 | ZUZU 성장지원매니저)
ZUZU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스타트업, 비상장주식의 세계를 알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해결 가능하며, 스타트업이 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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