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설립 시 자본금 설정 가이드

법인 설립 시 자본금은 회사의 신뢰도와 재무적 안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회사에게 단순한 재화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적정 자본금을 설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팁과, 자본금을 너무 낮거나 높게 설정했을 때의 문제점, 그리고 꼭 지켜야 할 자본금 납입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자본금을 얼마로 설정해야 할까?

법인 설립 시 자본금은 사업 초기 운영비와 규모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립 후 최소 6개월 동안의 운영비(인건비, 임대료, PC 등 소모품 구입비 등)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사업자 등록 시 임대차계약이 필요하므로, 자본금은 최소한 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적정 자본금 수준은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소규모 사업은 1천만 원 이상, 중소기업의 경우 5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이는 추천 기준일 뿐이며, 자신의 자금 계획에 맞춰 조정해야 합니다.

자본금을 너무 낮게 설정했을 때의 문제점

과거에는 법인을 설립하려면 최소 5천만 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했으며, 이로 인해 법인사업자는 개인사업자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상법 개정을 통해 최소 자본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현재는 자본금 100원으로도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본금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신뢰도 부족으로 인한 계약 불발

자본금이 지나치게 낮은 회사는 거래처와의 거래관계에서 안정성과 신뢰를 주기 어렵습니다. 자본금이 100만 원인 회사는 대표자가 사업을 진지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이로 인해 대규모 납품 계약 또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데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재무적 안정성 부족

초기 자본금이 소진되면, 대표자가 법인에 자금을 빌려주는 가수금을 통해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금이 지나치게 적다면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해 재무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100만 원이고 가수금이 1천만 원일 경우 부채비율은 1,000%에 달합니다. 또한, 이처럼 자본보다 부채가 많아지면, 회사는 설립 후 얼마 되지 않아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3. 은행 대출 제한 가능성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있는 회사는 재무 안정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 승인을 받기 어렵고, 대출 조건도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 심사 과정에서 가수금을 자본으로 전환하거나 추가 자본금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투자 유치의 어려움

외부 투자자가 회사 가치를 평가할 때 자본금 규모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가치를 산정하는 데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 100만 원인 회사와 5천만 원인 회사의 대표가 사업에 임하는 자세나 신뢰성을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자신의 사업에 거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은 대표에 대한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본금이 100만 원인 회사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투자자는 더 높은 지분율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조차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사업에 투자자가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본금을 너무 높게 설정했을 때의 문제점

반대로 자본금을 필요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면, 최초 설립 시 투입된 자본은 법인에 귀속되므로 이를 회수하려면 복잡한 감자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행정적 절차와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사업 규모와 자금 소요 계획에 맞춰 자본금을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본금이 2,800만 원 이상이면 등록면허세가 자본금의 일정 비율(자본금의 0.4%, 수도권 등 과밀 억제권 내 설립 시 1.2%)로 부과됩니다. 자본금이 높아질수록 등록면허세 부담이 커지므로, 자본금 설정 시 이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설립 후 반드시 자본금 납입, 잊지 마세요!

법인 설립 시,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자본금과 동일한 금액이 예치된 개인 계좌의 잔액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절차는 과거 상법상 최소 자본금 5천만 원 규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현재는 최소 자본금 규정이 폐지되었지만, 자본금의 실재성을 확인하기 위해 잔액 증명서 제출 절차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표님들은 개인 계좌의 잔액 증명서를 이미 제출했기 때문에, 설립 후 법인 계좌로 자본금을 입금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인 설립 후 자본금을 법인 계좌에 입금하지 않는 행위는 ‘가장납입’이라 하며, 이는 실제로 자본금이 납입되지 않았음에도 납입된 것처럼 처리하였다는 것으로 상법상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또한 세법상으로는 자본금 미입금액은 설립 후 대표가 법인 자금을 인출한 것으로 보아 가지급금으로 처리됩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세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설립 후 자본금을 법인 계좌에 입금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