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위하여 자료를 만드는 방법

IR(Investor Relations)은 왜 일반적인 기업 소개와 다를까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은 아마 IR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IR은 간단히 말하자면 투자자들에게 우리 회사에 대해서 설명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투자 유치 활동에서 진행되는 회사에 대한 설명은 단순히 우리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는 절차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상거래에서 만나게 되는 파트너와는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조금씩 양보도 하고 타협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자금과 서비스 혹은 용역을 주고받게 되죠. 하지만, 투자 유치 활동을 통해 자금을 지급하는 투자자는 당장 자금을 투입해서 얻는 효과가 없습니다. 돈을 넣고 수년이 지나서 회사가 성장해야 지금 자금 투입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서로 계약을 통해서 지금 당장 대가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일반 계약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는 보이지 않는 미래의 가치를 현재 주어진 자료로 측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자자가 듣는 설명은 일반적인 기업 설명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주어진 자료로 회사의 성장성과 안전성을 모두 평가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자신의 회사를 설명하는 사람도 이 점에 대해 고려해야 됩니다. 또한 미래의 가치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닌 투자 심의 위원회를 거쳐 다수의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 과정을 거칩니다. 다른 배경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평가하는 자리인 만큼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처음 보는 회사를 평가할 때 주관적인 자료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자신의 평가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들도 충분히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 유치에 대한 오해: 자료를 잘 만들면 투자를 잘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대표님들은 당연히 소개 자료를 잘 만들려고 합니다. 예쁘게 잘 꾸며진 장표들을 토대로 논리적으로 구성된 IR 자료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투자 유치 자료를 잘 만든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받을 만한 회사에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유치를 준비한다고 하면 대부분은 IR 자료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히 자료를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직업으로서 투자를 하는 분들이 단순히 잘 꾸며진 자료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겠죠. 투자 유치를 위한 IR 자료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자료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투자를 받을 만한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IR 자료의 전문적인 정비가 필요한 이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IR 자료를 잘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에게도 분명히 IR 자료를 잘 만드는 회사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그 회사가 충분히 투자를 받을 만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죠.

투자자들은 창업자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목적은 다르고, 살아온 배경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스스로 좋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대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창업자의 관점에서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관점에서 좋은 기업이 투자가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기업은 있습니다. 실적도 좋고 안전성도 뛰어나며 미래의 가능성도 뛰어난 기업이겠죠. 하지만 이런 기업이 적당한 금액에 투자를 받으러 다닐 일은 많지 않겠죠? 그래서 현실에서 투자자는 자신의 관점에서 투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 유치 자료의 작성: 투자자의 시각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투자 유치를 위한 자료는 철저하게 투자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창업자들끼리 좋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아무리 예쁘고 하려하게 넣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현재 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생각을 읽고 자신의 회사의 방향과 전략을 그 생각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물론 자료만 그렇게 만들어서는 안 되겠죠. 실제로 그렇게 실행할 수 있는 팀과 계획도 존재해야 하고, 사업도 문서에 쓰여진 대로 실행되어야 합니다. 간혹 문서를 대충 만들어서 투자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버블 시기에는 묻지마식의 투자들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간혹 그렇게 투자받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검증받고 검증받은 뒤에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 유행하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잔뜩 넣고, 멋진 장표를 만들어도 실제 사업 내용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투자는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대마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들이 변하기 때문에 과거에 유행했던 스타일의 투자 유치를 위한 장표들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투자 유치를 받았던 자료들을 참고해봤자 투자 유치에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져서 투자 유치의 문법과 선호도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업가들은 자신의 회사가 하고 있는 사업에서의 상대적인 강점과 성장 전략을 보다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왜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매우 긴밀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물론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주어진 증거들과 자료만으로도 미래의 성공을 추정할 수 있도록 자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죠. 그래서 투자 유치 자료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장표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회사의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같이 그리는 과정이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번에는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어떻게 투자 유치 자료를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