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투자, VC는 ‘어떻게 설계했는가’에 주목합니다 | ZUZU 투자 인사이트 클럽 4회차 Q&A

2025년 5월 14일에 열린 네 번째 투자 인사이트 클럽은, 서비스 기반 IT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AI에 특화된 내용을 다뤘습니다. 세 명의 VC 심사역이 투자자의 시선에서 ‘주목할 만한 AI 서비스란 무엇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나눠주셨습니다. 이번 모임은 단순히 ‘AI가 대세다’라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고객에게 쓰일만한, 그래서 투자자가 주목할만한 AI 서비스가 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Q1. 투자할 때 VC는 AI 기업의 무엇을 가장 먼저 보나요?

VC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왜 이 문제를 AI로 풀어야 하는지’ 입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문제 정의’를 먼저 봅니다. 단순히 모두가 아는 문제를 AI로 풀겠다는 접근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그리고 누가 가장 먼저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업계 사람만 압니다.”
“우리는 이 반복적인 문제를 계속 경험해왔고, 그래서 직접 푸는 중입니다.”
“고객은 이걸 지금도 돈 주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겨냥하고 있는 시장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팀이 있다면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시장을 ‘겉핥기’가 아니라 ‘내부자 시선’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단순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서비스로 바꾸는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계도 중요하게 봅니다. 무조건 ‘AI가 정답을 줄 것이다’라는 환상에 빠진 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AI는 ‘정답을 줄지 말지 모르는’ 존재입니다. AI는 본질적으로 확률 기반 도구이기 때문에, 동일한 입력에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어떻게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했느냐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AI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그 틀림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의 서비스는 쉽게 복제되지 않습니다. 이런 팀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Q2. 아직 수익모델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투자 유치가 가능할까요?

수익모델이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수익모델을 펼쳐 보이느냐가 관건입니다.

투자사에 우리 회사의 수익 모델을 설명할 때, 추천드리는 방식은 3가지 입니다.

1. 누가 돈을 낼 것인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2. 돈은 어떻게 나오는지: 구독/건당 과금/ 컨설팅 결합 등 형태가 중요합니다.
3. 수익 규모는 얼마나 될지: 단가(p)와 수요량(q)을 곱해서 시장 규모를 추정해보세요.

아직은 가설 단계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가설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각 수익모델이 ‘현재 실현 가능한 것’인지, ‘추후 고도화가 필요한 것’인지 구분해서 설명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심사역이 리스크를 나눠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BM을 구체적으로 그려놓지 않으면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기술은 진화할 수 있지만, 수익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그 팀의 BM 설계 역량에서 나옵니다.

그외 Q&A: 소소하지만 현실적인 어드바이스

Q. 시장이 작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시장을 억지로 부풀리면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핵심은 ‘비록 작은 시장이지만, 고객이 겪는 불편이 강력하다’는 점을 납득시키는 데 있습니다.

Q. 아직 검증 안 된 기능이 많은데, 어디까지 드러내야 할까요?

다 드러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지금까지 어떤 실험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는 꼭 이야기해주세요. IR 자료의 문장’이 아닌, ‘현장의 움직임’을 들려주세요

Q. 투자자마다 피드백이 다른데, 누구 말이 맞는 건가요?

모두 맞고, 모두 틀릴 수 있습니다. VC는 각자 다른 관점에서 봅니다. 중요한 건 대표님 스스로의 기준을 갖고 있는가입니다. 모든 말을 맞추려 하기보다, 내 관점에서 해석하고 선택하는 역량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