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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협상 전략과 핵심 체크리스트 10가지

최근 수정일: 2024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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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파트너변호사 / 그래비티벤처스 전략이사

ZUZU에 IR 자료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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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타트업 대표님이 주요 투자 협상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시는데요. 지난 4~5년간 저는 다양한 투자 집행과 협상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투자팀 그래비티벤처스에 CSO로서, 개인투자조합 GP 및 엔젤 투자자로서 50건 이상의 스타트업 투자를 집행했고, 자문기업의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투자 유치 및 협상과 관련된 법률 및 협상 자문도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협상을 앞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준비하셔야 하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세에 눌리지 않는 협상’을 위한 기본 준비

첫 번째, 시간에서 쫓기 말 것

시간에 쫓기면 지게 마련이죠. 런웨이가 짧을수록 협상은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최소 10개월 이상의 런웨이가 있는 경우가 이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의 런웨이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아무리 우리 팀이 좋아도 사실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협상 구도가 불리하게 흘러갈 수 밖에 없습니다.

따가서 적어도 두 자릿수의 런웨이 기간이 남았을 때 미리 투자 협상을 시작해야, 압박감이 없는 협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발표와 질의응답의 밸런스

IR 과정에서 발표에만 집중해서, 어떻게 내가 우리 회사를 PR할 것인지에만 몰두하는 대표님들이 많은데요. 실제 IR 과정에서는 발표뿐만 아니라 질의응답에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투자사의 심사역들은 발표보다는 질의응답에서의 대처 능력과 대표의 인더스트리 이해도와 사업의 철학을 매우 중요시 합니다.

따라서 IR 발표 후 이어지는 질문에 명쾌하고 샤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예상되는 핵심 질문 리스트를 추려서 부록(Appendix)에 관련 자료를 넣어두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세 번째, 마음의 여유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이 계속 쏟아져서 순간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졌습니다’라고 하소연하시는 대표님들이 꽤 많습니다. 당연히 협상이나 투자사와의 대화 중에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표님이 모든 질문에 다 답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셔야 합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들 경우에는 경력이 깊은 심사역을 IR 자리에서 만났을 경우 허를 찔리는 질문을 받을 확률이 높아요. 이렇게 허를 찔렸을 때, 마냥 당황해하지 말고, 미리 마음의 여유를 좀 갖고 내가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은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미처 자료를 준비하지는 못했는데, 내부적으로 빠르게 준비해서 이번 주 금요일까지 이메일로 전달해 드리겠다’고 답하는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한 것이죠.

이 3가지를 명심하고 마음에 담아둔다면 협상 초반에 기세에 꺾이지 않고, 투자 협상 또는 IR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투자 협상 준비, 10가지 체크리스트

수많은 협상을 컨설팅하고 경험한 결과, 협상은 준비가 8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좋은 협상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협상 자리에 가든 상대방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내가 협상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도 상대는 여러 가지 투자와 관련된 경험과 인더스트리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을 거예요. 따라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협상 자리에서 나의 목표나 의지가 모두 무너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이 목표한 것을 이루는 협상 자리가 되도록 도와줄 10가지 키워드를 제 저서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바이블’의 협상 준비 툴인 NPS(Negotiation Preparation Sheet)를 적용하여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목표 설정(Targeting)

협상을 할 때는 반드시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와 관련된 핵심적인 키워드는 수치화입니다. 어떻게 하면 수치화된 목표를 협상에 있어서 만들 수 있을지가 핵심입니다. 수치화와 관련된 중요한 포인트는 3가지인데요. 첫 번째로 내가 받고 싶은 밸류와 금액을 명확히 정하고, 두 번째로는 실제 제안할 금액을 결정할 때는 전략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앵커(Anchoring Effect)를 걸지 판단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물러서야 하는 마지노선을 결정해야 합니다. 투자 협상 전 적어도 이 세 가지 기준을 명확히 수치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한 경우가 있습니다. 투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단단하지 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신경을 쓰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욕구(Interest)

협상은 결국 욕구 게임입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우리의 욕구와 상대방인 벤처 캐피탈이나 심사위원의 욕구가 상호 작용합니다. 투자 협상을 할 때는 상대방의 핵심적인 욕구를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 A라는 하우스는 극초기 스타트업에 빠르게 투자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 B라는 하우스는 단계별로 리드 투자사가 되어 적어도 1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에 욕구가 있습니다.
  • C 하우스는 LP들을 설득하기 위해 특정 인더스트리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며, 펀드의 주목적 성격상 제한된 영역에서만 투자해야 할 수 있습니다.
  • 대기업의 CVC는 전략적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인지가 주된 욕구입니다.

이처럼 투자사들의 욕구는 다양합니다. 따라서 나와 협상하는 투자사에 대한 업계 레퍼런스를 미리 확인하고, IR 및 대면 미팅 과정에서 상대방의 구체적인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기준(Standard)

투자 하우스마다 투자 집행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 투자금 규모나 투자 라운드는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던지, 기업 성장 단계나 팀의 역량이 이 수준은 넘어야 하고 매출도 어느 정도 나와야 할 수도 있고요. 심지어 어느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도 기준이 될 수 있어요. 이러한 기준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번째, 창조적 대안(Creative Option)

협상 중에는 종종 양측이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서로 다름을 배척하기보다는 서로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면 밸류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때에는 세이프(SAFE) 투자 방식과 같은 창의적인 대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 A사는 우리 회사 밸류가 200억 이상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VC 입장에서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닌 상황이 있습니다.

이때 A사가 “서로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약간의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기업가치를 확정하지 말고, 후속 투자 유치할 때 기업가치가 결정되면 해당 규모에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이번 투자의 기업가치를 책정을 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제안하면서 VC 설득하는 거예요. 이 방식이 바로 세이프 투자 방식인데,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호 간의 리스크를 줄이고 빠르게 투자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다섯 번째, 숨은 이해관계인

투자사와 스타트업 간 협상에서는 ‘숨어 있는 의사결정권자’, 즉 이해관계인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큰데요. 예를 들어, 펀드의 LP들의 성향이나 우리 회사의 임직원들의 의견, 경쟁사나 다른 VC들의 분위기 등이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투자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숨은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정보도 협상 전에 최대한 알아보시는 것이 협상의 중요한 팁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협상 결렬 대안(BATNA)

협상에 있어 협상결렬대안이 없다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겠죠. 투자사가 보기에 이 기업은 우리 말고는 투자를 해줄 곳이 아무데도 없다고 생각되면 관심도와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질거에요. 따라서 협상 결렬 대안, 즉 BATNA를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시리즈 A 이상의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들은 적어도 30에서 50개 이상의 투자사들을 방문하고 몇 개월 동안 IR을 진행하는 것도 대안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드물게 VC들이 취사선택으로 투자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이죠. 따라서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여러 VC들과 협상을 진행하며 BATNA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곱 번째, 커뮤니케이션

투자 과정에서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결국 투자사와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해야 하거든요. 투자 유치를 위해 IR을 어떻게 준비할지, 질의응답은 어떻게 할지, 초기 접촉은 이메일로 보낼지 아니면 소개를 받을지 등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여덟 번째, 감정

투자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죠. 따라서 투자 협상 시 감정적인 요소도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투자 협상 초반에 긍정적인 호감을 쌓아가는 것은 너무나 기본적이죠. 반대로 경험상 IR에 눈물을 흘리시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리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투자 심사 과정이 구조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좋은 기업을 발굴해야 하다 보니, 최대한 빠르게 IR 자료를 검토해서 필요한 부분들만 빠르게 묻고 빠지는 방식일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아홉 번째, 합의와 증거

투자 협상 이후 투자계약서와 증빙 자료들은 꼼꼼하게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투자계약 체결 이전에도 NDA를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 텀싯이 오고 가기도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계약서들도 최근에는 전자계약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꼼꼼하게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열 번째, 신뢰 자본

투자 협상은 단계별로 신뢰를 쌓아야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특히 투자 하우스는 LP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고 투자사와의 관계도 장기간 이어지므로 신뢰도를 매우 중시합니다.

1. 다른 투자사와 비교하면서 이야기하는 행동은 가급적 자제하세요.

투자 업계는 워낙 좁기 때문에, 만약 다른 투자사와 비교하는 말을 한다면 바로 팩트 체크, 레퍼런스 체크가 가능합니다. 이때 비교한 내용이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거나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면 신뢰가 깎일 수 있겠죠.

2. 먼저 약속한 기한이 있다면 꼭 지키세요.

장기적으로 투자 집행 이후에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한 팀처럼 움직일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서 다시 피드백을 드리겠다, 언제까지 우리가 물어보신 사항에 대해 답변을 드리겠다고 했다면 반드시 기한을 지키는 게 좋습니다. 이때 답변을 하면서 추가적인 온/오프라인 미팅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기민한 실행력을 보여준다면 짧은 기간에 신뢰를 꽤 두텁게 쌓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협상에서 불안과 긴장감은 상수입니다. 모두가 다 어느 정도 불안하고 긴장되지요. 매 시리즈별, 그리고 매 단계마다 투자 협상은 점점 어려워지실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과 긴장을 안고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팀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다른 팀과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더 철저하고 더 디테일하게 준비한다는 겁니다. 여러분들의 투자 협상이 불안의 시간이 아니고 확신의 시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

이 블로그는 류재언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협상가 류재언변호사의 ‘스타트업 투자협상 전략과 핵심 체크리스트 10가지’ 영상을 토대로 작성되었어요.
* 본 웹사이트는 코드박스를 소개하고 코드박스가 취급하는 서비스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위해 제공된 것이 아닙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과 관련하여 본 웹사이트의 접속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체의 직ㆍ간접적 손해에 대하여 코드박스는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아니하며, 본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에만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은 법률적 위험을 수반할 수 있으므로, 본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과 관련하여 어떠한 의문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들은 코드박스의 사전동의 없이 어떠한 형태로도 재생, 복사, 배포될 수 없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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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파트너변호사 / 그래비티벤처스 전략이사)

비상장회사 경영권 분쟁과 주주권 및 투자자문을 전문으로 합니다. 8년째 세바시 협상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협상 바이블>과 <대화의 밀도>의 저자입니다. 유튜브 <협상가 류재언>에 더 많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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