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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유니콘, 가능성인가 환상인가?
2025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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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일: 2025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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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 가라사대
지난해 초, 샘 알트만은 레딧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시스 오해니언과 진행한 대담에서 AI 시대에는 1인 유니콘 기업의 탄생이 머지않았다는 대담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신으로 소규모 팀도 놀라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외부 투자도 받지 않고 수천억 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100% 소유한다 - 상당히 매력적인 레토릭입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많은 솔로 창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이는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AI 시대에도 대부분의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팀 기반의 창업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가 이야기하는 것
AI 시대 1인 창업자, 솔로 창업자가 정말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근 카르타(Carta)에서 흥미로운 통계를 발표하였습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45,616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 창업자 기업의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1인 창업자로 구성된 기업의 비중은 2015년 17%에서 2024년 37%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가히 1인 창업의 전성시대라고 이야기 할 만 합니다
또 다른 데이터도 있습니다. 1인 창업 기업을 벤처 투자 유치 여부로 구분을 하니 두 그룹의 차이점 또한 명확하다는 내용입니다. 1인 창업자 중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지 않은, 소위 외부 투자 없이 성장을 추구하는 부트스트랩(Bootstrap) 창업의 경우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부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한 1인 창업자의 비중은 10% 후반에서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카르타는 이를 두고 벤처캐피탈들은 여전히 1인 창업자 스타트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나름 정확한 분석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인 유니콘을 주창한 샘 알트만이 2014년부터 5년간 이끌었던 실리콘밸리의 유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는 프로그램 지원 시 여전히 공동 창업자로 팀을 구성할 것을 강력하게 권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와이콤비네이터의 수장 개리 탠 또한 배치 기업 선발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팀 구성 가이드라인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이야기하였는데,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창업 과정은 단순히 생산성의 증가와는 전혀 다른, 실제로 어떤 팀을 구성하여 사업을 빠르게 안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고성장 유니콘은 다를까?
만약 조사 대상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AI 스타트업으로 한정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2024년 한 해 동안 $50Mn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AI 관련 미국 스타트업 140개의 분석 결과, 2명 또는 3명의 공동창업자로 시작한 팀의 비중이 63%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반면 1인 창업자의 비중은 17%에 그쳤는데, 이는 앞에서 살펴본 전체 창업 통계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경향이 최근 창업한 기업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2022년 이후 창업하여 $50Mn 이상 자금을 조달한 33개 기업 중 1인 창업 기업은 단 5개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샘 알트만의 1인 유니콘 예측이 여전히 바램에 더욱 가깝다는 점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통계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벤처캐피탈들이 여전히 2명 이상의 팀을 구성한 공동 창업자를 선호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스타트업 자체가 최적의 팀을 구성해 빠른 실행력을 통해 성과를 검증해 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AI 시대에도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한 곳은 팀 기반의 창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솔로 창업자로 유니콘이 된 기업은?
그렇다면 과연 공동 창업자 없이 솔로 창업자로 2022년 이후 회사를 설립하여 $50Mn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우선 휴머노이드 로보틱스 스타트업 피규어AI의 창업자 브렛 애드콕이 있습니다. 피규어AI 창업 전에는 eVOLT 스타트업 아처 애비에이션을 창업하여 유니콘 기업으로 상장까지 시킨 연쇄창업자입니다. 이미 자신이 가진 재산과 명성, 그리고 네트워크만으로도 빠르게 원하는 팀을 구성,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인물이죠.
또 다른 솔로 창업자 기업은 아마존에서 23년 근무하고 플렉스포트(Flexport)의 CEO를 맡았던 데이브 클라크입니다. 공급망 분야를 혁신하는 새로운 스타트업 Auger를 창업한 데이브는 설립과 동시에 $100Mn 규모 시리즈 A를 유치, 아마존 출신 베테랑 10명 이상을 데려와 곧바로 창업 팀을 구성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동창업자의 존재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반열에 오른 인물인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AI 시대는 분명 1인 창업자와 프리랜서,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시대입니다. 1인 기업의 생산성 혁명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죠. (진위를 알기는 어렵지만) AI를 활용해 월 몇 억 원을 벌었다는 성공담은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죠.
하지만 벤처캐피탈의 자금을 활용한 스타트업의 초고속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최적의 창업팀을 구성하고, 작지만 뾰족한 분야에서 제품-시장 적합도(Product-Market Fit)을 찾아낸 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여 빠르게 성장 전략을 실행해나가는 전통적인 스타트업 성장 방법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1인 유니콘이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현실에서 스타트업의 성공은 ‘팀’이라는 근본적인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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