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출원 – 임시 명세서 제도 활용방법

고객들과 상담을 할 때에 아래와 같은 고민을 많이 듣습니다.

“내일 당장 대기업의 투자유치 미팅에 참석하는데 제 기술이 유출될까 두렵습니다.”

“외주업체에 개발 용역을 맡기려 합니다. NDA를 체결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술 유출 리스크가 걱정됩니다.”

“저희가 제품 개발 중이라 스펙이 조금 바뀔 수 있는데 지금 당장 출원하는 것이 맞을까요?”

“지금 당장 출원번호가 필요한데 어떻게 안 될까요?”

이런 고민을 접수할 때 저는 한국의 가출원, 임시 명세서 출원을 권해드립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이란?

특허출원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출원일이 늦어지게 되면 타인이 내 발명에 대한 권리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출원을 지체하는 사이에 발명이 공개되게 되면 특허 심사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허출원을 하려면 당연하게도 특허출원 명세서를 특허청에 제출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특허출원 명세서의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특허출원 명세서에 포함되는 항목

• 발명의 명칭
• 기술 분야
• 발명의 배경이 되는 기술
• 발명의 내용
•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
• 과제의 해결 수단
• 발명의 효과
• 도면의 간단한 설명
• 발명을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
• 청구범위
• 요약서
• 도면

발명이 이미 완성된 상태라 하더라도 특허출원서를 작성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고품질의 특허명세서 작성을 위해서는 변리사에게 출원서 작성을 위임해야 합니다. 통상적인 출원 위임의 경우, 출원서 완성까지 적어도 3주 이상의 시간이 소모됩니다.

특허출원이 급히 필요한 경우, 특허출원 명세서 준비는 출원인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2020년 3월에 도입된 제도가 임시 명세서 제도입니다. 임시 명세서 제도 도입 전후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임시 명세서 제도 도입 전

임시 명세서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국내우선권 출원제도를 이용했습니다. 이 경우, 1차적으로 특허출원 명세서의 내용을 핵심적인 사항들만 간략히 기재하여 출원을 진행합니다. 이후 선출원에 대해 우선권을 주장하면서 내용을 보강한 출원명세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받았습니다.

임시 명세서 제도 도입 전에는 1차적으로 출원일을 확보하기 위해 제출하는 명세서도 정식 특허 명세서에 준하여 청구범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임시 명세서 제도 도입 후

임시 명세서 제도가 도입된 후에는 발명 내용이 기재된 문서를 가공 없이 곧바로 특허청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논문, 연구 노트, 직무발명 신고서, 발표 자료 등을 그대로 특허청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임시 명세서 자체만으로는 특허 등록이 어렵습니다(선출원을 우선권으로 하는 후속 출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임시 명세서 출원을 통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출원일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1. 외부에 기술자료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경우

투자유치 또는 공동연구를 위해 타 업체에 기술자료를 공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업비밀 보호법만으로는 기술자료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영업비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에 강력한 수준의 NDA를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자신의 기술자료를 임시 명세서 출원하여 자신의 발명에 대해 최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논문 발표/박람회 등으로 발명 공개가 임박한 경우

논문 발표 또는 박람회 등에 발명품을 공개하면 발명의 신규성이 상실됩니다. 한국의 경우 신규성 의제 절차를 통해 신규성 상실을 회복할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실상 신규성이 상실된 특허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발명자 또는 출원인이 공개한 내역에 의해서도 발명이 등록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시 명세서 출원을 통해 발명의 공개 전 출원일을 확보하실 수 있습니다.

3. 지금 당장 특허출원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

통상적인 특허출원에는 큰 비용이 소모됩니다. 출원 여부를 결정하면서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비용 때문에 출원을 망설이다 보면 자칫 출원일이 늦어지는 불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은 일반적인 특허 출원에 비해 비용이 매우 적게 듭니다(일반 특허출원의 1/10 수준).

따라서, 비용 때문에 출원이 망설여진다면 임시 명세서 출원을 통해 빠른 출원일을 확보해 둔 후 정식 출원 명세서의 제출 여부를 1년간 고민해 보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의 장점

저렴한 비용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경우 특허청 관납료는 13,600원 수준입니다. 변리사를 이용하더라도 임시 명세서 출원 수수료는 일반 출원의 1/10 수준입니다.

빠른 시간에 출원 가능하다

임시 명세서는 양식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출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 이후 후속 조치

임시 명세서 만으로는 특허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 후 1년 안에 표 1의 항목들이 기재된 정식 출원 명세서를 특허청에 제출해야 합니다. 대신 정식 출원 명세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임시 명세서에 기재된 발명은 임시 명세서 출원일에 출원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정식 출원 명세서의 출원일이 앞당겨지는 효과를 누리실 수 있습니다. 임시 명세서 출원 및 후속 관리와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으면 특허법인 영비에게 연락주세요.

• 문의처 : sjlee@youngbeeip.com, 02-3454-0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