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솔로GP를 찾습니다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는 자주 논의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로켓 패러독스’ 등 도서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생생한 실패와 고통의 경험이 담긴 책들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죠.
위 책들의 저자이자, 유니콘 기업의 성장과 몰락을 직접 경험한 최정우 대표님은 현재 공인회계사이자 스타트업 창업가로 활동하고 계세요. 스타트업들에 경영 자문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스타트업들이 매일 자금 현황을 체크할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 ‘버드비전’을 개발하여 스타트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해요. 앞으로는 자신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스타트업들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솔로 GP로서의 활동을 계획 중이세요.
스타트업 창업과 매각을 경험하고, 현직 회계사로서 풍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최정우 대표님의 투자 철학과 경영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함께 들어보아요!
대표님은 스타트업 씬에서 겪은 우여곡절을 책으로 정리하신 뒤, 스타트업 멘토로 발돋움하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스타트업 씬에 발을 디뎠을 때는 계획 없이 시작했습니다. 입사 제안을 받은 회사가 3천억 원의 밸류로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안정적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충격적이었던 경험은 옐로모바일에 처음 출근했을 때였습니다. 화장실에 갔더니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대기업만 다니다가 그런 상황을 마주하니 너무 놀랐습니다. ‘3천억 원이면 이럴 리가 없는데’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알던 3천억 원의 의미와는 전혀 달랐던 거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자본이 충분해 보였지만 돈이 부족하고 제때 지급되지 않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몇 년 만에 기업의 흥망성쇠를 압축적으로 겪었습니다. 스타트업계에 와서 살기 위해 버틴 것이었죠. 그 과정을 글로 정리한 것이 책으로 출간되었고,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며 스타트업 멘토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멘토링이 시작되던 시점이 2020년이셨는데, 당시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오셨나요?
2020년쯤부터 제 책을 읽고 연락을 주신 대표님들이 생기기 위해 시작했는데, 그때는 스타트업계의 버블이 무너지기 전인 마지막 상승 단계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시길래, 저도 궁금해서 만나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일하고 도와주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저에게 연락을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다급하고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보통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가진 분들이 저에게 많이 오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요’라고 할 수도 없어서 의도치 않게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멘토링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도 가끔 했죠. (웃음)
“실패하지 않는 판단, 기본기에서 나옵니다"
지속적으로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멘토링하고 계신데, 특히 어떤 점을 많이 알려드리고자 하셨나요?
사업을 하다 보면, 어떤 결정을 했을 때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이를 알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식으로 회사가 망가지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특히, 회계나 자금과 같은 실무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님들이 위기의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서 숫자를 제대로 보지 못해 잘못된 길로 가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영과 숫자 관점에서 하나라도 도와드리고 알려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스타트업을 시작한, 초기 팀 대표님들이 ‘실패하지 않는 판단’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기본기를 강조하는 편입니다. 단순히 회계를 배우라는 말이 아니라, 회사의 상황과 돈의 흐름을 파악해야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도전 의식이 강하지만, 숫자 앞에서는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는 까다롭고 어렵고 귀찮기 때문이죠.
하지만 도전하는 정신을 바탕으로 숫자를 이해하고, 회사의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의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단기적인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미래 계획을 잘 못 세워서 망하는 회사는 드물어요. 대부분은 단기적인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망합니다. 우리 회사 런웨이가 6~7개월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3개월밖에 남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숫자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경영을 촘촘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자금 흐름을 늘 파악하고 있어야 회사가 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까요?
맞습니다. 자금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많은 분이 매출만을 생각하지만, 비용까지 고려해야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이 됩니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규모화에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규모화를 이루고 흑자를 낸 기업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규모화를 기대하지만,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매출만을 신경 쓰며 사업을 운영하면 큰일 납니다. 자금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용과 매출을 모두 고려하여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고난 기본기가 없어서 막막하신 대표님들이 계실텐데, 그런 분들께 드릴 수 있는 ‘기본기 쌓는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모르면 많이 물어봐야 합니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평소에 회계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가 한두 명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에게 직접 돈을 주고 물어보면 비쌀 수 있으니, 점심이나 저녁을 사며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세금 관련 업무를 맡기는 회계사가 있을 텐데요. 그 사람에게 점심 한 끼 대접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말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므로,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고민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이 꾸준히 쌓이면 기본기를 다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망하지 않으려면,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책임질 대표님이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이 우선이겠네요.
회사가 크려면 대표가 커야 해요. 회사가 컸다가 몰락하는 경우는 대부분 대표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버블 시기에는 운 좋게 펀딩이 들어올 수 있지만, 이는 거품일 뿐입니다. 거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입니다.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차분히 배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무, 인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면서, 회사가 어떤 위험에 빠질 수 있는지,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현금 흐름을 봐야 합니다”
지금 대표님이 개발하고 계신 ‘버드비전’이 지금까지 말씀하신 ‘기본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거 같아요.
버드비전은 CEO들이 자신의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서비스입니다. 저는 원래 회계사로서 큰 기업에서 M&A 등을 주로 했기 때문에 작은 기업들이 어떻게 기장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초기 회사를 자문하면서 많은 작은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엉망인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기업 설립 초기부터 대표님들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빠르게 회사의 현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버드비전입니다.
버드비전은 매일매일 CEO가 우리 회사의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대표들이 회사의 재무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경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버드비전 더 알아보기
버드비전의 사용자가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이고, 싸게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신다면 이 겨냥하고 있는 시장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닌데요. 그럼에도 이 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 서비스가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의미 있고,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저는 수입이 들어오는 다른 통로들이 있기 때문에, 버드비전에서는 큰 수익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목표는 하루 커피 한 잔 값보다 적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버드비전의 월 이용료는 6만 원으로, 하루에 약 2천 원 정도입니다. 이 금액이 아깝다면,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웃음)
버드비전이 아니더라도 대표님들은 현금 흐름을 정리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스스로 배우는 것이 부담된다면, 이런 서비스를 통해 현금 흐름을 파악하고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영자들이 회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회사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를 이해해야 자금 조달에 실패하지 않아요”
“‘살아남는 회사’를 만드는 IR 덱 컨설팅을 시작합니다”
기본기 얘기를 쭉 해봤는데, 자금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있는 것 외에도 대표님들이 꼭 가져야 할 인식이 있다면 뭘까요?
스타트업에 있어서 기본기는 일반적인 회사 운영뿐만 아니라 투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회사 경영은 잘하지만, 투자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죠.
스타트업이 투자자에 대해 어떤 이해를 키워야 할까요?
저는 투자가 돈을 빌리는 활동이라고 설명합니다. 투자자라는,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것이죠. 투자는 결국 돈을 빌리는 것이며, 성공하면 인정받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철저히 책임을 지게 됩니다.
강의하면서 종종 대학생들에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창업하려면, 우선 엄마에게 3천만 원을 빌려보라고요. 가장 가까운 엄마한테도 창피해도 돈을 못 빌린다면 창업하지 말라는 것이죠.
투자자들도 남의 돈을 빌려서 운영하는 사람들이며, 돈을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그들은 자원봉사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친구도 아닙니다. 우리 회사가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런 것을 IR 단계에서부터 알고 있어야 좋은 IR 덱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를 이해하고 그들과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흑자가 나지 않는한 대표에게 자금 조달은 필연적인 임무일텐데요. 투자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표님들에게는 IR 덱 만드는 것부터가 힘들것 같네요.
IR덱은 장표를 잘 만든다고 해서 투자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받을 만한 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표님들이 IR 덱을 만들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꿈과 비전을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는 잡스가 될 것이라는 꿈만으로는 투자받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어요.
투자자들은 명확하고 실질적인 내용을 원합니다. 저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회사의 매각과 자금 조달을 도왔고, 친구들 대부분이 PE나 VC에 있어서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이해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투자자들이 어떤 회사를 선호하는지 잘 알게 되었어요.
대표님도 ZUZU를 통해 IR 덱 컨설팅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식으로 컨설팅을 하고자 하시나요?
ZUZU에서 IR 덱에 대한 컨설팅을 제안받았을 때,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컨설팅은 단순히 장표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한 번 보고도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를 만들도록 돕고, 실제 피칭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저는 대표님들이 IR 덱을 통해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살아남는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줍니다. 컨설팅을 통해 투자 유치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의 근본적인 강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IR 덱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살아남는 회사가 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것도 도와주시는 거군요.
IR 덱을 단순히 투자자를 설득하는 도구로만 보지 않습니다. 살아남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구조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투자자들은 대부분 IR 덱만 보고 회사를 판단하기 때문에, 이 덱이 명확하고 설득력 있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평생 회사를 운영해 온 사람들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는데 말로 된 설명만을 듣고 회사를 당연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덱을 보고 이 회사가 성공할지 판단합니다. 덱이 명확하지 않거나 구조가 엉망이면,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렵죠. 그래서 저는 대표님들이 회사를 어떻게 끌어갈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을 명확히 보여주는 덱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또한, IR 덱을 준비하면서 대표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비전과 계획을 구체화합니다. 저는 단순히 덱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대표님들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제공하고, 그들이 더 나은 경영자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덱이 완성되죠. 최정우 대표님의 IR 덱 컨설팅 자세히 보기
기업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 솔로 GP로의 도전
평소 알고 지내는 스타트업들에 엔젤투자를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고민을 듣는 것을 넘어, 투자 까지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그동안도 개인적으로 아는 스타트업들에 소액의 금액을 투자하는 활동을 해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투자를 집행한 것은 아니었죠.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회사 잘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도 투자를 하고 싶죠. 자문과 같은 활동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한 마지막 활동은 바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LP를 모집해 투자조합을 운영하는, 솔로 GP형태의 투자를 고려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본인 자금뿐만아니라 LP의 투자금까지 관리해야하는, 솔로 GP 형태에 매력을 느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솔로 GP는 VC에서 운영하는 투자심의위원회와 같은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와 믿음에 근거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물론 저도 사람이니까 모든 의사결정이 맞지는 않고 모든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긴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면서 놓칠 수 있는 좋은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조건을 3가지 꼽자면?
아무래도 대표와 팀을 가장 많이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은 결국 대표와 팀이 끌어가는 곳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초기의 사업 아이디어만으로 끝까지 성장한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 제품을 유연하게 바꿔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대표와 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면 결국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첫번째 요건은 결국 사업을 하기 위하여 얼마나 팀이 준비되었는가를 봐야하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조건은 시장입니다. 이건 시장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너무 작은 시장을 타겟하는 사업에 투자할 수는 없죠.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우리가 노리는 시장은 크다 라는 점을 내세우는데, 크기보다는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명확한 차별점이 있는 기업이 투자를 받을만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시장에 대해서 인사이트를 빠르게 검증하고 알아내는 팀인지의 요소가 시장 크기보다 중요합니다.
세번째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수익률이 높거나 낮거나 이런 문제는 아닙니다. 모두들 자기가 수익률이 높고 좋은 사업이라고 주장하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기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리스크를 헷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무너지거나, 사업은 계속 열심히 하는데 성장하지 못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대표와 팀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세가지를 보고 투자의사결정을 합니다.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파트너십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요. 대표님이 지향하는 솔로GP로서 스타트업과 맺어갈 파트너십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전문 VC와 같이 큰 자금을 모집하는 투자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10개를 투자해서 9개 망하고 1개만 살면 된다와 같은 전략으로 투자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초기에는 운영자금을 크게 늘리지도 않을 계획입니다. 운영자금이 커지면 소진을 위해서 적당히 좋은 기업에 투자만 계속 집행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 중에서 잘되는 회사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식의 투자운용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적은 기업에 투자하고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은거죠. 돈은 더 큰곳에서 받을수 있습니다만, 제가 그동안 사업과 자문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자기회사의 관점에서 계속 같이 고민해줄 파트너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점이 바로 제가 솔로GP로 활동하면서 스타트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돈만 줄 투자자를 구하신다면 아마 저의 투자가 별로 필요하지는 않으실수도 있습니다.
솔로GP로서 근미래에 어떤 계획을 하고 계신가요? (투자금 모집, 스타트업 딜소싱 방식 등)
현재 펀드를 운영하기 위하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하반기중에 투자금 모집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스타트업을 만나는 다양한 루트들과 추천등을 통해서 꾸준히 투자대상 업체를 발굴해볼 생각입니다.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투자자들도 투자할만한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기업을 발굴하려면 계속 꾸준히 만나야겠죠? 저도 아마 더 많은 기업들을 만나야될 것 같습니다. 솔로GP, 관심있는데 어떻게 시작할 지 막막하다면?
“완전히 늦은 경우는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예비창업자분들이 창업을 많이 주저하게 될만한 얘기가 많이 나온 것 같은데요. (웃음) 용기의 한마디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완전히 늦은 경우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지세요.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자신만의 기본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기본기를 세우고, 회사 운영 방식을 배우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성공했습니다.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투자받았다고 왕이 된 것처럼 행동하면 망합니다. 열린 마음과 꾸준한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면 언제든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김지원(코드박스 | ZUZU 성장지원매니저)
ZUZU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스타트업, 비상장주식의 세계를 알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해결 가능하며, 스타트업이 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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