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자료, 피치덱, 투자제안서… 뭐가 다르고, 먼저 뭐부터 준비해야 할까?

투자 유치를 처음 준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투자 유치를 처음 준비하는 대표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투자 유치 라운드를 돌기 위해 만들어야 하는 자료로 IR자료, 피치덱, 투자제안서 등이 있던데 어떤 것부터 만들어야 하나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각 서류에 대한 설명은 많지만, 실무적으로 어떤 순서로 준비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 눈에 정리된 글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기업 유형별로 사용하는 정의도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유치 상황에서 세 가지 자료가 각각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실무적으로는 어떤 순서로 준비하는 게 효율적인지 등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엄밀하게 보면, 3가지 자료의 목적과 역할은 조금씩 달라요

각 자료는 아래와 같이 투자자와의 대면 단계에 따라 목적과 역할이 조금씩 달라요. 구체적인 설명을 보기 전에 아래 각 요약 한 줄을 먼저 읽으시면 눈에 더 잘 들어오실 거예요!

• 피치덱: “우리 이런 팀이에요!” → 첫인상용 요약 자료
• IR 자료: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 심층 정보 제공 자료
• 투자 제안서: “이 조건으로 투자해 주세요.” → 공식 협상 제안서

1. 피치덱 (Pitch Deck)

피치덱(Pitch Deck)은 스타트업이 투자자 앞에서 발표할 때 사용하는 발표 자료를 의미합니다. 보통 10장 내외의 PPT, PDF 슬라이드 형식으로 구성돼요. 짧은 시간 발표로 투자자의 관심 유도와 후속 미팅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IR 자료보다는 상대적으로 분량도 적고 구체적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보다는 메시지 중심으로 구성합니다.

즉, 피치덱은 투자자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후속 미팅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1차 설득용’ 요약 발표 자료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2. IR (Investor Relations) 자료

피치덱을 통해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후속 미팅을 진행하게 될 거예요. 이때는 우리 회사와 IR 정보를 더 자세하게 소개해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이때 선보이는 자료가 IR 자료예요.

IR 자료에는 사업 모델, 시장 분석, 재무 계획, 팀 구성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담아야 해요. 투자자는 이 자료를 보고 ‘이 회사에 투자할 만한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실상 3가지 자료 중 IR 자료가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3. 투자제안서 (Investment Proposal)

투자제안서(Investment Proposal)는 투자자에게 구체적인 투자 조건 및 내용을 제시하는 좀 더 공식적인 문서에요. 실질적으로 투자 검토를 위한 제안을 할 때 활용됩니다. 보통 10~30 페이지 분량의 PDF 문서로 작성되며, 투자자가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일 때, 내부 파트너 미팅이나 투자 협상 시 기초 자료로 많이 사용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명확히 구분해서 쓰지 않기도 해요

여기서 유의하실 점이 있어요! 각 자료별로 활용 시점이 달라질 수도 있고, 실제 투자 현장에서는 명확히 구분해서 쓰지 않기도 해요. 즉, 표에 제시된 내용은 일반적인 예시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기술이 중요한 스타트업이면 핵심 요약이 담긴 피치덱 없이 자세한 내용이 담긴 IR 자료로 투자 라운드를 도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는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바로 구체적인 기술 관련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IR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에요.

즉, 실제로는 기업의 특성과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자료의 순서가 바뀌거나, 아예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자료의 목적, 강점,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기업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자료부터 먼저 만드는게 좋을까요?

사실 모든 자료를 다 만들어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좋겠지만,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은 늘 리소스가 부족해요. 그래서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IR 자료’를 먼저 만드시는 것을 추천해요.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어요.

• 첫째, IR 자료는 피치덱과 투자제안서를 만들기 위한 뼈대로 활용할 수 있어요. 피치덱은 뼈대를 요약한 자료이고, 투자제안서는 뼈대를 토대로 더 탄탄하게 만든 자료로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럼 IR 자료를 먼저 만들어두고 추후 피치덱과 투자제안서를 만드는 게 상대적으로 더 수월하죠.
• 둘째, IR 자료는 가장 활용도가 높아요. 투자자에게 짧고 굵게 임팩트를 주기 위해 피치덱을 먼저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도 계신데, 실제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피치덱만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IR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요.
• 셋째, IR 자료 제작을 통해 전체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어요. IR 자료를 만드는 과정 중에 우리 비즈니스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고객을 타겟하고, 어떤 BM으로 돈을 벌고,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고 정리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투자자 미팅에 대한 준비를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어요.

각 자료를 만들 때 꼭 챙겨야 할 포인트

그럼 피치덱, 투자제안서 제작할 때 꼭 챙겨야 할 포인트를 말씀드릴게요. IR 자료는 일전에 제가 쓴 아래 콘텐츠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피치덱

피치덱은 앞서 설명드렸듯이 투자자 앞에서 직접 발표하거나 공유하는 요약 자료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 슬라이드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기’입니다. 여러 내용을 한 장에 몰아넣으면 핵심이 흐려지고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또한 텍스트보다 도표, 인포그래픽, 이미지 등 시각자료를 적극 활용하시길 추천드려요. 투자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피치덱을 보기 때문에, 빠르게 핵심이 눈에 들어오는 자료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굳이 텍스트로 다 쓰지 않아도 됩니다. 슬라이드는 발표자의 말을 보완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이 핵심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투자제안서

투자제안서는 투자자에게 구체적인 조건을 제안하고 협상의 출발점을 만드는 자료입니다.

• 따라서 이 자료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업을 한 문장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정의하는 것이에요. 즉, “이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선행되어야 전체 문서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또한 투자제안서의 목적은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입니다. 너무 장황한 설명은 피하고, 투자자가 빠르게 주요 조건을 파악할 수 있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투자 요청 조건을 명확히 명시하는 것입니다. 희망 투자 금액, 제안 지분율, 자금 사용 계획, 투자 유치 목적 등은 구체적이고 빠짐없이 써야 합니다. 그래야 투자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자료가 투자 성패를 좌우하진 않지만, 자료가 투자자의 ‘판단 효율’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추천드렸듯이 IR 자료부터 탄탄히 정리하시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따라올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