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도둑맞은 직원 아들, 회사로부터 200만 원 보상받은 이유는?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던 12월, 미국 한 회사 직원의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도둑은 직원이 아들을 위해 준비해 둔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가 버렸죠. 순식간에 선물이 사라지자 아들은 무척 슬퍼했어요. 이후 직원은 어디론가 연락했는데요.

“우리 아들이 선물을 도둑맞았어요.” 연락한 곳은 엉뚱하게도 직원의 회사. 그런데 연락을 받은 회사의 대응도 희한해요. 직원에게 200만 원을 입금한거죠. 모두 회사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깜짝 이벤트였기라도 한 걸까요? 회사 대표가 사실은 산타 클로스 였다던가요?

직원의 재정적 피해를 메꿔주는 보상제도, SAFE Fund

미국의 가장 큰 파이프라인 운영업체인 NuStar에서는 이런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은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데요. 바로 회사가 운영하는 임직원 복지 프로그램인 SAFE Fund 덕분이에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 사건·사고 등으로 재정적 피해를 본 직원에게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보조금을 최대 $10,000까지 지급하는 복지제도예요.

회사 입장에서는 너무나 불합리한 제도이지만, NuStar는 직원들의 경제적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회사가 기여하면 직장에 대한 직원의 강한 동기부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어요. 이에 재무 복지의 일환으로 SAFE Fund를 운영하고 있는 거죠.

재정적 스트레스가 클 수록 새로운 회사를 꿈꿔요

최근 코로나를 겪으며 물가가 급등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의 재정적 스트레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PwC에 따르면 이처럼 경제적 스트레스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이직 의사가 2배 이상 높았다고 해요. 어려운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나은 직장을 찾자’는 생각이 확연히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그럼, 급여를 올려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코로나는 가정이 아닌 기업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쳤기에 급여를 올려주기도 쉽지 않죠. 그리고 소득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재정적 스트레스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도 아니라고 해요. (출처: Mercer ‘Inside Employee Minds©’ (2022-2023))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은 번 돈을 잘 쓸 수 있도록 돕거나 정말 돈이 필요한 상황에 회사가 든든한 서포터가 될 수 있는 재정 복지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이 아닌, 경제적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 인식을 함께 높이는 전략적 보상 체계를 세우기 시작한 거죠.

글로벌 기업이 운영하는 재정 복지는 뭐가 있을까요?

구글

먼저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을 소개해 드릴게요. 구글은 이미 몇 해 전부터 Financial Wellbeing이라는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도에는 아래와 같은 항목들이 포함되어요. 

•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
• 1:1 금융 코칭 지원
• 넉넉한 퇴직연금 지원
• 정기적인 보너스, 주식 보상
• 보상 형평성 분석 및 조정

또한 최근에는 직원들의 현금 유동성 강화를 위해, 이미 부여한 RSU를 현금으로 더 빨리 바꿀 수 있도록 베스팅 스케줄을 조정해 주기도 했어요. 

아마존

아마존은 어떤 제도를 운영 중일까요? 아마존은 Family Flex, Anytime Pay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아마존의 직원들은 Family Flex를 통해 아래와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 무료 재정 문제 상담
• 정신건강 무료 상담
• 암 관련 보험 지원
• 자선 기부 활동 조언
• 급여 일부 비상 저축 프로그램

Anytime Pay 제도를 활용하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돈이 급하게 필요할 때 급여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급여를 인출할 수 있어요.

또한, 집을 구입할 때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마존 주식을 파는 대신, 담보로 사용해 자금 대출을 지원하는데요. 이에 따라 직원들은 주택도 구입할 수 있고, 보유 중인 아마존 주식도 유지할 수 있게 되어서 회사의 성장과 직원들의 경제적 여유가 궤를 같이할 수 있어요. 

보잉

세계적인 항공사인 보잉은 어떤 제도를 운영 중일까요? 보잉은 직원들이 각자의 은퇴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세부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무료 상담을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전문 투자 자문가와 협력해, 개인 투자를 하는 직원은 필요시 저렴하게 투자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월마트

월마트는 직원의 계좌 정보와 회사 급여 시스템을 EVEN이라는 급여 관리 앱과 연동하고 있는데요. 앱 연동을 통해 직원별 예상 현금 수입에서 지출을 분석해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원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금액을 정확하게 알려주고요. 이를 통해 직원들은 과도한 지출을 방지할 수 있게 되죠.

만약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여유 자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게 될 경우, 월마트 직원들은 Instapay 제도를 통해 예정된 급여일보다 먼저 급여를 지급받아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재정 복지, 직원에게 유용한 제도가 될 수 있으려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재무 복지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혹시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각자 방식과 형태는 다르지만,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재무 상담을 제공하고 현금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주고자 한다는 점은 동일해요.

국내에서도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경우 대출 이자를 지원하거나, 통근을 위해 주거지를 옮긴다면 보증금을 지원하는 등 재무 복지 제도를 강조하는 기업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요. 사내 문화 혹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재정적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복지 제도가 점점 마련되고 있는 거죠.

급여 인상은 인상이 확정된 그 순간만큼은 가장 큰 보상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내 빛이 바래지기 쉬워요. 직원이 정말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혹은 재정적 문제의 원인을 없애고자 할 때 회사가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보상 제도를 마련한다면 연봉을 올리는 것보다 몇 배 강한 동기부여를 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