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금융 이야기: 지식재산권과 금융이 만나다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은 대표적인 무형자산이다. 특허평가 업체 오션토모(Ocean Tomo)에 따르면 2020년 기준 S&P 500 기업 가치 중 무형자산의 비중이 90%를 넘는다. 스타트업은 무형자산의 비중이 특히 높다. 어쩌면 무형자산이 스타트업의 전부일 수도 있다.

스타트업은 유동성 위기를 많이 겪는다. 스타트업이 IP를 활용하여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혁신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특허청은 금융위와 협력하여 13년부터 IP금융을 시행하고 있다.

1. IP 금융(IP+Finance)

IP 금융은 특허권 등 IP를 활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활동이다. IP 금융은 크게 i) IP 담보대출, ii) IP 보증대출, iii) IP 투자로 구분할 수 있다. IP 투자는 우수 IP 보유기업에 대한 투자와 IP에 대한 직접 투자로 구분된다.

IP 금융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에는 3조 2천억 원이 신규로 공급되었다.

2. IP 담보 대출

기업이 보유한 IP를 담보로 하는 대출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0개 은행이 IP 담보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필자의 경험상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특히나 IP 담보대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편이다.

은행별 IP 담보대출 상품

IP 담보대출의 장점은 i) 유형자산이 부족한 기업이 IP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 ii) 담보대출이므로 여신 대출에 비해 이율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대출 규모는 IP 가치평가결과에 의해 결정된다. 은행은 특허청이 지정한 발명 등의 평가기관에 IP 가치평가를 의뢰한다. 필자가 속한 특허법인 영비도 발명 등의 평가기관이다.

기업이 IP 담보대출을 받은 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은행은 이런 상황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이는 어떤 대출 상품에서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업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은행은 질권을 행사하여 기업의 특허권을 양도받는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 특허권을 처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배경에서 IP 회수지원기구가 설립되었다. 대표적인 IP 회수지원기구로 Intellectual Discovery가 있다. IP 회수지원기구는 은행을 대신하여 특허를 처분하여 은행의 회수 절차를 지원한다.

어떻게 하면 IP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은행은 어떤 기업에게 IP 담보대출을 해줄까? 에 대한 대답으로 대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기업이 등록된 특허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이 등록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IP 담보대출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담보대출 상품처럼 담보 대상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대출이 100%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 대출금의 회수 가능성을 고려한다. 따라서, 은행은 기업이 특허 제품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지 여부, 기업의 신용, 기업 대표자에 대한 평가 등을 함께 고려한다.

예를 들어, 아직 특허에 의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매출 발생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면 은행은 대출 집행을 보류하게 된다. 기업 대표자가 특허권이 적용되는 사업에 종사한 경력이 매우 짧다면, 은행은 대표자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반면, 기업의 신용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특허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대표자가 해당 업종에 오랜 기간 종사했다면 은행은 IP 담보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

3. IP 보증 대출

보증기관 리스트

IP 보증 대출의 장점은 i) 유형자산이 부족한 기업이 IP를 기반으로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ii) 보증 대출이므로 여신 대출에 비해 이율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보증 규모는 IP 가치평가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 보증기관은 특허청이 지정한 발명 등의 평가기관에 IP 가치평가를 의뢰한다.

4. IP 투자 - 우수 IP 보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IP 투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IP 가치평가에 기반하여 우수 IP를 보유한 기업에 대해 이뤄지는 지분 투자이다. 두 번째는 IP를 직접 활용하여 로열티 등의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이다.

IP 투자에서 투자사 또는 기업이 IP 발명 등의 평가기관에게 IP 가치평가를 의뢰한다. 기업이나 투자사가 발명 등의 평가기관에 투자(유치) 목적의 IP 가치평가를 의뢰할 경우, 특허청은 평가 비용의 80~100%를 지원한다(IP 가치평가 지원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 기고에서 안내하기로 한다).

특허계정 모태펀드 운용사들이 주로 IP 가치평가를 활용하여 투자 대상 기업을 결정한다. 하지만, 특허청은 특허계정 외에 다른 펀드 계정의 운용사들도 IP 가치평가를 활용하여 투자 대상을 결정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런 취지에서 IP 가치평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IP 가치평가 과정에서 기업과 투자자는 기업의 기술이 IP로 충분히 보호받는지 여부, 기업의 제품이 타사의 IP를 침해할 리스크 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유망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IP 가치평가를 통해 기업의 무형자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5. IP 수익화 프로젝트 투자

IP 수익화는 IP를 이용하여 직접적인 수익(로열티, IP 거래,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등)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국내 기업이 보유한 IP의 수익화 성공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국내 특허 보다는 국내 기업이 보유한 해외 특허(특히, 미국 특허)의 수익화 성공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자세한 사례들은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한다.

IP 수익화 과정은 쉽지 않다. 소송이나 로열티 협상은 길고 험난하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로펌에 지불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IP 수익화는 법률적인 기교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통상적으로, 중소기업이 IP 수익화를 위한 전문성을 갖추기 쉽지 않다. IP 수익화 전문기관은 기업을 대신해서 IP 수익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수익화 대상에 대해 소송, 협상 등을 수행한다. IP 수익화 프로젝트에 의해 수익이 창출하게 되면, 특허권자(기업), IP 수익화 전문기관, 투자사가 수익을 공유한다.

특허법인 영비는 IP 수익화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법인으로서 IP 수익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유치와 수익화 프로젝트 진행 경험을 가지고 있다. 보유 IP를 이용하여 수익화 프로젝트 진행을 희망하는 기업은 필자가 속한 특허법인 영비를 통해 IP 수익화를 진행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