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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1인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등장

최근 수정일: 2024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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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열

코드박스 | ZUZU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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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를 위한 이메일 마케팅 도구 ConvertKit은 연 매출 300억 원을 만들어 냈다. 이 매출은 단 한 명의 창업자가 직원 고용도 없이 이루어 낸 성과다. 클라우드, AI, 노 코드 도구는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다. 덕분에 스타트업 창업자 1명이 혼자서 서비스 개발, 출시, 운영, 마케팅까지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있듯이 보수적인 벤처캐피탈 업계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1인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등장했다. 솔로 VC라고 불리는 1인 VC는 직원 없이 투자자 한 명이 투자할 대상을 물색하는 일부터 투자 집행, 사후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혼자 한다. 주로 소액으로 초기 투자를 하는 기존의 엔젤 투자자와 달리 1인 VC는 기존 VC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큰 펀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엔젤이나 씨드 단계의 투자뿐만 아니라 시리즈B, C 이상의 투자에도 참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도 기술 발전이 있다. 미국은 VC가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VC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통칭해서 VC 스택이라고 부르는데, 잠재 투자 기업 발굴, 포트폴리오 관리, 펀드 행정, 캡테이블 관리 등 전반에 걸쳐 업무 자동화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창업 경험, 풍부한 네트워크,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VC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벤처캐피탈 업계 트렌드

벤처캐피탈 업계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먼저 벤처캐피탈 업의 구조를 해부해 봐야 한다. 벤처캐피탈 업무는 크게 1) 자금을 대주는 LP 모집 2) 투자 집행 3) 펀드 행정으로 나눌 수 있다. 벤처캐피탈 회사는 투자팀과 관리팀을 두는데 투자팀에는 기업 발굴 및 투자, 회수 업무를 맡기고, 관리팀에는 펀드 결성, 청산, 사후 관리 등의 행정 업무를 맡긴다. 가장 중요한 LP 모집은 보통 벤처캐피탈 회사의 업력을 바탕으로 임원들의 몫이 된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전통적인 시각은 투자심사역을 벤처캐피탈 회사에 고용된 직원으로 보며, 펀드 성과가 좋으면 이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준다.

이 구조를 벤처캐피탈 회사가 아니라 투자심사역 입장에서 뒤집어 보면 어떻게 될까? VC의 규모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 투자심사역은 본연의 업무인 거래 발굴과 투자에 집중하고, LP 모집은 풍부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벤처캐피탈 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펀드 행정 업무 또한 벤처캐피탈 회사에 맡긴다. 이 관점에서 벤처캐피탈 회사는 LP 모집과 펀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플랫폼이 된다. 투자심사역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투자 성과에 대해 보상받으며, 그중 일부를 플랫폼 이용료로 지급한다.

일단 투자심사역과 벤처 캐피탈 회사를 분리하고 나면 LP 모집과 펀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꼭 벤처캐피탈 회사일 필요가 없다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 미국에서 1인 VC가 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벤처캐피탈 회사를 대신하여 플랫폼 역할을 하는 서비스의 등장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1인 VC 플랫폼인 엔젤리스트(AngelList)는 펀드 행정뿐만 아니라, 펀드 결성 시 LP를 모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VC as Platform의 등장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더 이상 벤처캐피탈 회사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한국의 1인 벤처캐피탈리스트: 개인투자조합

국내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펀드에는 벤처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 PEF, 개인투자조합 등이 있다. 이중 개인투자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펀드는 법인만 GP가 되어 펀드를 운용할 수 있으며, 조합을 결성하기 위해서는 법인이 자본금 요건을 갖추고 별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법인이 아닌 개인이 GP가 되어 투자조합을 결성하려면 개인투자조합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개인투자조합 제도 덕분에 한국에서도 1인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다. 2017년 174건에 불과했던 개인투자조합 결성 건수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여 2022년에는 987건이 되었다. 2023년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조합의 결성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개인투자조합 성장의 배경에는 펀드 행정 서비스의 등장도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도 개인투자조합의 결성, 운영, 청산 전 과정에 도움을 주는 펀드 행정 서비스를 작년에 출시하였는데, 고객의 상당수가 혼자 행정 업무를 하기 어려운 1인 GP들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개인투자조합 GP의 상당수가 벤처캐피탈이나 증권회사, 자산운용사에서 투자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풍부한 투자 경험과 창업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좋은 회사를 발굴하여 직접 LP를 모으고 펀드를 결성하여 투자한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는 대체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일 뿐이다. 기존의 벤처캐피탈 회사보다 매력적인 조건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한국에서도 1인 VC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열리기 전만 해도 방송은 오로지 인가받는 방송국만 독점하는 시장이었다. 영상을 제작하려면 방송국이나 외주 프로덕션에 취직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산업의 발전 덕분에 이제는 크리에이터 1명이 공중파 방송국보다 더 큰 영향력과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벤처캐피탈 산업에도 큰 변화가 닥칠 것이다. 벤처캐피탈 플랫폼의 발전은 1인 VC가 세콰이어캐피탈 같은 미국의 대형 VC와 경쟁하여 이기는 시대를 만들지도 모른다.

참고

해당 칼럼은 2023년 11월 20일 이투데이에 기고된 글입니다. 👉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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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열(코드박스 | ZUZU CEO)

1등 주주 관리 서비스 ZUZU의 운영사 코드박스 CEO입니다. 기술을 통해 자산 시장을 혁신하여 대중이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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