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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창업, 어떻게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최근 수정일: 2024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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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오

포스텍 홀딩스 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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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창업은 예전부터 기술창업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해 왔는데요. 최근 딥테크 열풍과 함께 교원창업 우수 사례들이 나오며, 교원창업 기업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교원창업을 고민하는 분들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교원창업팀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쯤 고민해 보면 좋을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 소속 대학의 교원창업 규정 살펴보기

첫 번째로는 소속 대학별로 마련되어 있는 교원창업 규정을 살펴보는 것이 당연 중요합니다. 더불어, 앞서 창업 승인을 받은 주변 교수님들의 케이스와 현재 운영하는 연구실 상황과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이러한 사전 조사를 해보면 교원창업이 현재 상황과 알맞은 선택인지 가늠해 보기 좋습니다. 또한 명문화되어 있는 규정 이외 실제 대학이 교원창업을 어느 정도 지원하는 분위기인지 등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교원창업을 하게 되면 대부분 특정 규모의 지분을 학교에 기여(기부)하거나, 대학 산하의 기술지주회사의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등 의무 조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적용하다 보면 회사의 외형상 교원창업기업인 것이 티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투자자들은 교원창업 제도를 이해하고 있기 떄문에 이런 부분이 투자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대학 교원창업 규정에서 특히 자세히 봐야 할 또 다른 항목은 ‘창업(승인) 기간’ 입니다. 많은 경우 창업 기간을 2년 내지는 3년으로 두고 비슷한 기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 스타트업에 2년에서 3년의 세월은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기에, 연장 횟수에 제한이 없는지, 연장 승인은 수월한 편인지, 연장 승인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등은 꼼꼼하게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딥테크 기업은 R&D에 리소스 투입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사항이 되겠습니다.

기타 회사가 흡수/합병되는 등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의 규정을 따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련해서도 미리 숙지해 두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겸직 vs 올인?

교원창업은 기본적으로 교수라는 본업을 가진 채 창업하는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교수의 역할을 다하는 것과 사업에 집중하는 것 사이에서 역할갈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우선에 둘 것인가?’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대학의 겸직 승인 기간을 가늠해 보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이후 회사가 성장하면 할수록 주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을 질문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교수의 겸직 기간과 연장 가능성, 그리고 교수직을 그만두고 창업에 올인할지 여부 등에 대한 팀 내부의 생각을 가장 신경쓰고 고민합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이 시점에서 교수는 창업을 고려하는 한명의 직장인과도 같기에, 겸직과 올인 사이에서의 밸런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리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교수직을 그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원창업은 타 창업팀과 달리,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학 규정이 허하는 범위에서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생존과 성장이 우선 목표인 스타트업에게, 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택이 있다면 안 할 이유는 없는 것이죠.

다만 투자자들의 본질적인 요구사항은 표면적인 겸직 여부 보다도 진지하게 창업에 임하는 모습 자체일 수 있습니다. 결국 겸직을 하거나, 안하거나 그 사람 자체가 신의성실하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인물인지 확인하고 싶은거죠. 이는 서류상 표현되는 겸직 여부보다도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겸직 중이라면 창업 기간 중이라도 강의 진행이나 연구 논문작성 등, 교내 특정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교수로서의 역할과 창업자로서 책임을 성실히 다 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결론적으로 창업시기를 미루거나 다른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회사 설립시 유의할 점들

여타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교원창업 기업 역시 ‘스타트업으로서 성장 곡선을 그릴 기업’이라고 판단되면 추가적인 투자 검토가 진행됩니다. 교원창업이라고 해서 일반 스타트업에 비해 호의적인 기준을 갖고 투자 검토를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교원창업을 할 때에도, 다른 스타트업 창업과 마찬가지로 좋은 팀을 구성해야 하며, 어떤 사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탄탄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교원창업 시 팀구성, 어떻게 해야 할까

교원창업팀의 경우 소속 연구실과의 운영이 병행되어야 하는 경우 등 상황적 특수성이 존재 할 수 있습니다.

이에 1인 기업 형태, 연구실 인력과 기업 소속 인력의 구분이 모호한 상태 등 특수한 상황에서 창업하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투자자들은 교원창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다 이야기드렸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특수한 경우에 대해 조금 더 호의를 두고 투자 검토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러한 케이스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많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며, 따라서 타 스타트업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팀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팀을 구성할 때, 가까운 지도학생, 연구원, 동료 교수 등이 공동 창업자 대상으로 가장 많이 고려 될 것 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은 창업 이후에는 연구활동 때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요구한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은 제로상태의 조직을 영리 조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 중심에는 물론 대표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핵심 기술자인 대표자가 연구개발을 총괄하면서도, 주요한 회사의 사항에 대해서는 투자자와 적시에 직접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며, 회사 내 자잘한 운영업무에 있어서도 큰 흐름은 꿰고있어야 하길 바라는 것이죠.

물론 이를 대표 한명이 모두 디테일하게 해내기엔 매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팀 구성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함께 연구/개발하는 팀원이 상황에 따라 기업 운영 업무에 조금 더 신경써야 할 수도 있으며, 혹은 처음부터 이러한 역할이 맞는 인원으로 팀 구성이 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팀 구성을 하려면 각 인력에게 모티베이션을 줄 수 있도록 적절한 지분 구성이 필요하게 됩니다. 맡은 역할과 책임에 비해 적절한 지분이나 보상이 설계되어 있지 않다면 팀원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포인트를 유심히 검토할 것입니다.

탄탄한 연구개발, 사업개발 계획은 필수

팀 구성 외에도 연구조직이 아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이 요구됩니다만, 연구/개발과 사업개발 계획은 빼놓을 수 없는 사항입니다.

예컨데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계획, 사업개발 계획이 각각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두 계획이 합리적으로 맞물려있는지 등을 내부/외부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것 입니다.

우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연구 계획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사업 계획은 시간대별 제품 개발 계획과 더불어 자본 조달, 조직 구성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각 자본조달 시기에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포인트가 무엇이 될 것인지도 역으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목표 달성까지 요구되는 시간과 자원 투입량이 많다고 판단되면 생존을 위해 활용할 단기 캐시카우도 고민되어야겠죠.

무엇보다 사업계획이란 계속해서 크고 작게 변하기 마련입니다. 스타트업은 생존이 제1목표인 만큼, 만약 우리가 개발한 제품이 목표 시장에서 호응이 좋지 않을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2의, 제3의 수요처 발굴을 위해 때로는 잡상인 마인드도 갖추며 사업을 끌어나갈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직접 창업, 여건상 부담스럽다면?

분명 창업의 길은 쉬운 일이 아니며, 대표는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무엇이든 감내하고 희생해야 합니다. 교원창업이라 해서 이러한 짐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지만, 이러한 점들이 부담스럽고 현실적으로 직접 창업이 어렵다고 판단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빚어낸 연구 성과가 시장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고, 경제적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면 이를 사업화 할 수 있는 방법은 교원창업 외에도 있습니다.

1. 대표가 아닌 CTO등 공동 창업자로 조력하기

공동창업자는 대표만큼이나 중요한 멤버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는 핵심 멤버이죠. 앞서 살펴본, 대표자에게 요구되는 다방면의 대응과 역량 요구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기 어렵다면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면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롤을 맡는것이 좋습니다.

일례로 전자 잉크를 만드는 한 팀은 교수님이 CTO로 역할을 하시며 대표의 사업 방향을 지지하고 계십니다. 대표는 사업 전개·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며 이상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해당 교수님은 평소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으나, 이를 직접 좀 더 적극적으로 수행해줄 에너지 있는 동반자가 필요했으며, 슬하의 학생이었던 대표가 그러한 궁합에 잘 맞아들어간 케이스 입니다.

2. 창업자가 아닌, 자문역을 수행하기

다음으로는 이보다 한발짝 더 물러나, 자문역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관련 케이스로 한 AI 스타트업 팀의 경우, 지도교수님은 기업의 지분을 일부 분배받아 자문역을 수행하시며, 지속해서 공동 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창업팀은 기술적 강점을, 교수님은 연구성과에 보탬이 되며 상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죠.

이를 통해 회사가 성장할수록 교수님에게 성과 분배도 가능하며, 덤으로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졸업생을 매년 취업 연계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 케이스보다 조금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여러 팀의 자문을 맡으며 창업에 뜻있는 지도 학생을 창업가로 배출해내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일례로 세포 프린팅을 연구하시는 한 교수님의 경우, 새로 나온 연구결과에 대해, 해당 연구를 주도한 학생이 창업 의지가 있다면 창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서포트하고 계십니다.지속적인 창업가 배출을 통해 연구자의 위치를 지키면서도, 창업한 학생들이 성공했을때 함께 성과를 누릴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지요.

이상으로 교원창업을 고려할 때 반드시 고민해 볼 사항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창업의 길은 창업자마다 다르고, 특히 교원창업의 경우 그 특수성으로 인해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욱 많아지기도 합니다.

포스텍 홀딩스는 그간 많은 교원창업팀을 만나며 대학 구성원의 입장에서, 그리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다방면으로 함께 고민해 왔습니다. 창업의 기로에서 고민이 깊은 교원창업팀이라면 언제든 편히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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