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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포인트는 임금일까?

최근 수정일: 2024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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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복지포인트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었어요. 당시 이와 관련하여 갑론을박이 이어졌었어요. 복지포인트는 왜 대법원까지 갈 정도의 쟁점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대법원은 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을까요?

전원합의체 판결이란?

법원의 전원 또는 대다수가 참여하여 재판하는 형태를 전원합의체라고 해요. 출석 과반수의 의견일치에 따라 재판하는 게 특징이에요. 일반적으로 재판은 법관 1~2인이 참여하나, 사안이 특별히 까다롭거나 복잡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면 전원합의체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되어요.

복지포인트가 법원에 간 사연

한 의료원에서는 복지제도로 복지포인트 제도를 실행하고 있었는데요. 매년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소속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었어요. 이 복지포인트는 여행, 문화생활 등과 같이 사용 용도가 특정되어 있고 1년 내 미 사용하게 되면 소멸하고, 양도가 불가하단 특징이 있었죠.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근로자 측은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에 따라 기존에 받았던 연장, 야간근로수당 등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된 모든 수당의 차액에 대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어요.

대법원은 왜 회사의 손을 들었을까요?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대법원이 이러한 판결을 한 이유는 의료원에서 운영하는 복지포인트 제도가 ‘선택적 복지’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어요.

선택적 복지란?

설계된 다양한 복지 항목 중에서 직원이 자신의 선호도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적합한 복지 혜택을 받는 제도를 말해요.

복지포인트는 근로자의 근로 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 일괄 배정되었어요. 사용 용도가 특정돼 있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취업규칙 등에서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에, 대법원은 임금으로 보기 적절하지 않다는 판결을 냈던 거죠.

잠깐! 임금의 기준은 대체 뭔가요?

임금은 회사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이에요. 회사가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며, 임금은 통화의 형태로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해야 해요.

정말 추상적인데,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요?

의례적, 호의적 의미에서 지급되는 금품, 회사 창립일 등 경축일에 호의적으로 지급되는 금품과 같이 은혜적으로 지급되는 금품은 임금이 아니에요. 예를 들면 경조금, 위문금과 같은 금품은 임금이 될 수 없어요.

노동의 대가로 지급하는 금품이 아닌, 특수한 비용을 변상하기 위해 지급하는 금품은 임금이 아니에요. 출장비, 작업복 구매비와 같은 금품은 임금이 될 수 없어요.

복리후생비 또한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어요. 예를 들면 간식비, 도서 구매비와 같은 금품은 임금이 될 수 없어요. 단, 복리후생비라 하더라도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해 정기적으로 전 근로자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할 때는 복리후생비로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 임금으로 볼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해요.

다른 의견은 없었을까요?

당연히 있었죠. 판결이 공개된 뒤,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어요. 복지포인트는 근로자에게 계속적, 정기적으로 배정되고 있었으며 취업규칙에도 사용자의 배정 의무가 있었는데요. 이런 점을 근거로 복지포인트를 근로의 대가, 즉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어요. 사용 용도에 다소 제한이 있더라도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요.

전문가의 생각을 들어보았어요

ZUZU의 파트너 노무법인 한결의 김상엽 노무사님은 ‘복지포인트는 임금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노무사님, 위 판결 관련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라는 점에서 해당 판례는 사실상의 ‘교통 정리’ 개념에 해당합니다. 해당 교통 정리는 이후 많은 기업의 복지제도 설정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만약 해당 전원합의체에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인정하였다면 기업들이 추가적인 복지 제공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거나, 기존에 제공하던 복지제도마저 축소·폐지하고자 했을 수 있어요. 대법원은 판결할 때 이러한 사회적 여파도 고려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해당 판례가 불합리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여전히 상당수의 중소기업은 판례 속 사례보다도 비체계적으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경조금, 장려금과 같이 ‘은혜적·호의적 금품’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다만, 전원합의체 판결임에도 소수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학계·실무자들 간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여전히 ‘근거가 비약하다’라는 비판이 상당수 존재하고요.

하지만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법원, 노동부에서는 일관되게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비판적 의견들을 고려한다면, 현재처럼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그러했으니,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판례가 관성적으로 이어지기보단, 해당 전원합의체를 뒷받침할 추가적인 근거를 보완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있을까요?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되려면, 전원합의체에서 규정한 근거와 다른, 임금으로 인정될 만한 근거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규칙상 ‘임금’ 또는 ‘근로조건’에 해당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거나, 미사용 금액에 대해서 임금에 정산을 해주는 등 고정성을 확보하고,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한 등 임금으로서의 확정적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대부분 사업장의 복지포인트 운영 방식은 여전히 사용 용도 및 사용처가 정해져 있고, 소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타인에게 양도가 불가합니다. 선택적 복지로 볼 수 있는 특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죠. 따라서 현재로서는 여전히 임금성이 인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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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미(코드박스 | ZUZU 페이롤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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