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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 이 글은 생성형 AI로 특허를 셀프출원할 때 출원 초기 명세서의 품질이 권리화 가능성을 사실상 좌우한다는 점을 짚는다.
  • 특허 심사에서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은 뒤에는 신규사항 추가금지 원칙 때문에 최초 명세서에 빠진 구체적 기술 구성을 보정으로 넣을 수 없어, 좋은 기술도 등록 실패나 빈약한 권리로 끝날 수 있음을 설명한다.
  • ZUZU는 이 글을 통해 AI로 직접 낸 특허를 언제 어떻게 점검해야 하는지와 가출원・우선권 주장・초기 상담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리한다.

들어가며

요즘 특허 상담을 하다 보면, ChatGPT, Claude 같은 생성형 AI로 직접 특허를 ‘셀프출원’한 스타트업을 가끔 만납니다. 변리사 비용을 아끼면서 빠르게 출원일을 확보할 수 있으니, 언뜻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1년쯤 지나서 찾아옵니다. 특허청에서 ‘의견제출통지서’가 날아오고, 그제서야 변리사를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될 것 같은데 대응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과 함께 말이죠.

안타깝게도 이 시점에 명세서를 뜯어보면, 손쓸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신규사항 추가금지’라는 원칙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AI 셀프출원이 위험한지, 그리고 좋은 기술이 어떻게 권리화에 실패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일단 AI로 내고, 문제 생기면 변리사에게” - 가장 문제되는 시나리오

의견제출통지서는 심사관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특허를 받을 수 없으니, 의견이 있으면 제출하거나 명세서를 보정하라”고 알려주는 서류입니다.

여기서 많은 스타트업이 “그럼 그때 보정해서 명세서를 고치면 되지 않나요?”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보정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론상 여러 번의 보정 기회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보정에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 하나 있습니다.

2. 보정의 벽 - ‘신규사항 추가금지’

특허법은 출원 이후 명세서를 보정할 때, 처음 출원서류에 기재돼 있던 범위를 벗어나는 새로운 내용, 즉 신규사항을 추가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특허법 제47조).

쉽게 말해, 출원할 때 글로 적어두지 않은 기술 내용은 나중에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끼워 넣을 수 없습니다. ‘하루라도 먼저 낸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 아래에서, 출원일에 실제로 가지고 있던 발명만 그 출원일을 기준으로 보호하는 것이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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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돈을 더 써도 대응할 수 없는 이유

거절이유를 넘으려면 보통 “우리 기술은 이런 구체적인 구성을 통해 기존과 이렇게 다르다”고 청구항과 명세서를 다듬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구성’이 원래 명세서에 적혀 있지 않으면, 추가할 방법이 없습니다.

AI가 작성한 명세서에서 이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생성형 AI는 발명의 ‘목적’과 ‘효과’는 그럴듯하게 써내지만, 정작 권리의 핵심이 되는 구체적인 기술 구성은 뭉뚱그리거나 빠뜨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막상 거절이유를 넘기려고 명세서를 열어보면, 근거로 삼을 내용이 비어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변리사가 아무리 실력이 좋고, 기업이 비용을 더 들이려 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없는 내용을 새로 만들어 넣는 순간 그것이 바로 신규사항이 되어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응할 여지 자체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4. 좋은 기술이 ‘권리’가 되지 못하는 전형적인 실패

이런 사례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기술 자체는 훌륭한 경우가 다수라는 것입니다. 특허는 ‘기술’이 아니라 ‘명세서에 적힌 내용’으로 보호됩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출원 시점에 명세서에 제대로 담기지 못하면, 빈껍데기 권리가 되거나 아예 등록받지 못합니다.

더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셀프출원한 내용이 출원공개되면, 나중에 같은 기술을 제대로 다시 출원하려 해도 본인의 앞선 출원이 걸림돌, 즉 선행기술이 되어 막히게 됩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정작 가장 중요한 권리 자체를 잃는 셈입니다.

5. 대표가 점검할 포인트

① 급할수록 ‘제대로 된’ 출원일을 확보하세요

정말 시간이 없다면, 셀프출원보다 변리사와 함께 ‘가출원(임시명세서)’을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 가출원도 형식만 자유로울 뿐 내용은 최대한 충실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② 이미 셀프출원을 했다면, 1년이 지나기 전에 점검받으세요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라면 우선권을 주장해 내용을 보강한 정규출원을 다시 설계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1년이 지나면 그 기회마저 사라집니다.

③ 의견제출통지서를 이미 받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상담하세요

보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라도 최선의 전략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미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FAQ

Q.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으면 며칠 안에 대응해야 하나요?

2025년 시행규칙 개정으로 특허의 의견서 제출기간은 기존 2개월에서 4개월로 늘었습니다. 부득이한 경우 ‘지정기간연장 신청서’와 수수료를 내고 1개월 단위로 최대 4회까지 더 연장할 수 있으며, 5회 이상 연장하려면 정당한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다만 기간이 늘었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신규사항 추가금지 때문에, 시간이 있어도 최초 명세서에 근거가 없으면 보정으로 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가출원(임시명세서)만 해두면 특허가 등록되나요?

아닙니다. 가출원은 출원일을 빠르게 확보하는 제도일 뿐, 그 상태로는 심사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우선권을 주장하며 정식 명세서로 다시 출원하거나, 1년 2개월 이내에 정식 명세서를 제출해야 심사 대상이 됩니다. 이 기한을 모두 놓치면 출원은 공개되지 않은 채 자동으로 취하되어, 확보했던 출원일과 그동안의 비용이 모두 사라집니다.

Q. 거절결정까지 나면 더 이상 방법이 없나요?

거절결정이 나더라도 30일 이내에 명세서나 도면을 보정하면서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보정 역시 신규사항을 추가할 수 없고 청구범위를 좁히는 방향 위주로만 허용됩니다. 결국 단계가 뒤로 갈수록 선택지는 좁아지므로, 거절결정 전에 미리 대응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마치며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특허명세서 작성은 단순한 ‘문서 작업’이 아니라, 기술을 20년짜리 권리로 ‘번역’하는 고도의 작업입니다. 그리고 신규사항 추가금지라는 되돌릴 수 없는 벽 때문에, 출원 시점의 명세서 품질이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좋은 기술은 처음부터 좋은 변리사를 만나야 좋은 권리가 됩니다.

참고

본 글은 ZUZU 콘텐츠 기고처인 ‘윌로특허법률사무소’에서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글을 읽고 특허 전략이나 AI 기술 보호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신다면 링크를 통해 문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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