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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드] 투자받은 기업가치,
M&A에서는 왜 다르게 평가될까?

투자자가 인정한 기업가치와 M&A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 사이에는 차이가 생기곤 합니다. 투자자와 인수자가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투자자는 회사가 앞으로 얼마나 커질지 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반면, 인수자는 인수 목적에 따라 지금의 현금창출력이나 시너지 가치 등 저마다 다른 기준으로 값을 매깁니다.

브릿지코드 M&A센터의 이준명 상무와 김수정 상무가 각각 매각 측과 인수 측의 실제 상담 사례를 들어 각자의 입장에서 그 간극을 바라봅니다.

잠깐!

사례는 비밀유지를 위해 일부 내용을 바꾸거나 넓게 표현했고, 인수자의 제시 조건은 취지만 옮겨 적었습니다.
글쓴이M&A 자문사브릿지코드 M&A센터

브릿지코드는 매출 50억~1,000억 원 규모 중소·중견기업의 매각과 인수를 자문하는 M&A 자문사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M&A 자문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S등급을 받았으며, 누적 매각 자문 규모 4.85조 원 이상, 의사가 확인된 국내 M&A 안건 1만 1,300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VC가 인정한 가치와 과반 지분, M&A에서도 그대로 통할까?

이준명
브릿지코드 M&A센터에서 매각과 인수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림을 거쳤으며, 산업 리서치를 바탕으로 기업 분석과 가치평가, 잠재 인수자 발굴, 거래 구조 협의와 협상까지 매각 전 과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건축용 금속자재·건설, 아이스크림 제조, AI 3D 콘텐츠 플랫폼, 하이엔드 여성복 브랜드, 플랜트 엔지니어링 등 제조·소비재·IT 분야 기업의 매각을 자문했습니다.
이준명 브릿지코드 M&A센터 자문역

매각 상담을 시작하면 대표님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인정해 준 가치가 수백억 원인데, 왜 그 숫자가 매각 가격의 기준이 되지 못하느냐"는 질문입니다.

매출 100억 원대의 한 소비재 제조사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VC와 정책금융기관에서 투자를 받아 수백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문제는 이 회사가 적자 상태라는 것입니다. 매각 희망가는 기존 기업가치의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 이런 경우 대표님들은 그 정도로 낮춘 것도 크게 양보한 가격이라고 보시곤 합니다. 직접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이 매긴 숫자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적자 기업 대표님들은 여기에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덧붙이곤 합니다. “지금의 적자는 미래 성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쓴 돈이고, 인수자의 인프라와 합쳐지면 시너지가 나서 매출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흑자 기업 중에는 현재 이익이 아주 크지 않다며 매각을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장 스토리가 더 강해지고 매출이 더 올라가면 그때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것이죠.

지분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대주주로서 과반 지분을 갖고 있으니 M&A 결정과 조건 협상도 주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리즈 A까지 투자를 받은 매출 50억~100억 원 규모의 한 플랫폼 기업은 여러 투자자가 지분의 40% 가까이를 갖고 있었습니다. 대표님 개인 지분만으로 절반은 넘었지만, 경영권을 넘기는 일은 대표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인수자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인수자는 무엇을 보고 값을 매길까?

김수정
브릿지코드 M&A센터에서 인수 자문과 크로스보더 M&A를 맡고 있습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 피보나치자산운용을 거쳤으며, 인수 대상 발굴부터 인수 전략 수립, 딜 구조 설계, 자금 조달까지 인수 측 자문을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 옥외 광고 사업체, 매출 250억 원 규모 프랜차이즈·소스 공장, 상장사 4곳과 리조트를 보유한 그룹, 베트남 인력 기반 IT 아웃소싱 기업 등의 인수를 자문했습니다.
김수정 브릿지코드 M&A센터 자문역

대표님들 말씀은 모두 이해가 갑니다. 다만 인수자의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투자자가 정한 숫자보다는 지금 회사가 버는 돈과 인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라운드의 기업가치에는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들어 있습니다. 우선주에 붙은 상환권과 우선 분배권 같은 보호 장치의 값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인수자는 회사를 사서 직접 운영해야 하므로, 이 숫자를 그대로 쓰기보다 지금의 이익과 현금, 그리고 인수 목적에 비추어 가격을 다시 계산합니다.

그러면 인수자는 무엇을 중요하게 볼까요? 인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브릿지코드에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조건에는 “현금흐름이 플러스인 흑자 기업”, “꾸준히 흑자가 나는 알짜 기업” 같은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문의가 몰린 회사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매출 100억 원대에 영업이익이 10억 원을 넘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가 있었고, 스타트업 출신 창업자가 키운 매출 50억~100억 원 규모의 흑자 외식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이익이 아주 높을 필요는 없다는 인수자도 있었습니다. 이익이 높을수록 가격도 올라가니, 적정한 가격에 인수해서 이후에 더 키울 수 있는 회사를 찾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꾸준하면 희망가도 정하기 쉽습니다. 앞의 외식 브랜드 대표님도 한 해 이익을 기준으로 희망가를 정하셨습니다.

적자 기업이라면 인수자가 먼저 묻는 것이 달라집니다. ‘언제, 어떻게 흑자로 돌아서느냐’입니다. 이때 시너지 이야기는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시너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수자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너지는 인수한 뒤 인수자가 직접 만들어 내는 성과라고 보는 경우가 많아, 그 몫의 값을 매각 측에 모두 치르려 하지는 않습니다. 오해라기보다 그 성과가 누구 몫인지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인수자의 지원 없이도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인지부터 확인하는 인수자도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적자 부담을 오래 떠안으려는 인수자는 많지 않습니다. 흑자 전환 시점이 불확실하면 대금 일부를 실적에 따라 나중에 지급하는 조건을 걸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격과 사업성을 확인하고 나면, 인수자는 이 거래를 끝까지 마칠 수 있는지도 봅니다. 매각이 중간에 틀어지는 것은 인수자에게도 큰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이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고, 그 사람들이 매각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합니다.

대표님 지분이 절반을 넘어도 투자계약에 “대표가 지분을 팔 때는 투자자 동의를 받는다"는 조항이 있으면 대표님 혼자 정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다"는 조항도 흔합니다. 투자를 많이 받은 회사일수록 합의해야 할 주주가 많고, 계약마다 조건도 다릅니다. 인수자가 이 부분을 먼저 걱정하는 이유입니다.

매각을 고려한다면 먼저 검토해 볼 3가지

인수자가 주로 확인하는 것은 지금 버는 돈, 흑자로 돌아서는 근거, 거래를 끝까지 마칠 수 있는 주주 구조입니다. 매각을 고려한다면 이 세 가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가격을 인수자의 눈으로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투자 라운드의 숫자와 별개로, 지금 사업이 내는 이익과 현금을 기준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온 값은 투자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인수자와 가격 이야기를 시작할 때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 숫자입니다.

적자 기업이라면 적자가 의도한 투자였다는 설명만으로는 인수자를 설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고정비가 얼마인지, 매출이 얼마가 되면 손익분기점인지, 거기까지 자금이 얼마나 드는지를 숫자로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인수자는 실사에서 과거 사업계획을 얼마나 지켰는지도 봅니다. 계획대로 해 온 기록이 있어야 앞으로의 흑자 전환 계획도 믿기 때문입니다. 시너지 이야기는 이 숫자를 보여 드린 다음에 꺼내시는 편이 좋습니다.

주주 구조는 투자계약서를 다시 읽어 보시는 데서 시작합니다. 매각할 때 투자자 동의가 필요한지, 투자자가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는지, 매각 대금을 나눌 때 우선주가 먼저 가져가는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세 가지를 알아야 얼마에 팔면 대표님 손에 얼마가 남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과 매각 방향을 미리 이야기해 두면 인수자가 걱정하는 거래 중단 위험도 줄어듭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거래에 대한 법률 및 재무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