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스톡옵션의 맹점과 장기 인센티브 재설계를 위한 3가지 전략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주식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까요? 행사 사례 3,266건 중 35%가 1년 안에 장내 매도로 이어졌어요. 미국 대형 상장사의 설계 방식과 비교해도 차이가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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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려면 회사의 성장 성과를 함께 나누는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성과조건부주식은 일정한 근속이나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회사의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스톡옵션과 달리 주식을 취득하기 위한 행사대금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임직원은 회사의 성장에 따른 보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RSU(Restricted Stock Units)와 RSA(Restricted Stock Awards)다. RSU는 일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장래에 주식을 지급하는 후지급 방식이다. 조건 충족 전에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다. RSA는 주식을 먼저 지급하면서 양도를 제한하고, 조건을 달성하면 제한을 해제하되 미달성하면 주식을 환수하는 선지급 방식이다. 먼저 주식을 교부받는 만큼 원칙적으로 그때부터 주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핵심 개발자에게 3년간 재직하면서 제품 개발을 완료하면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정한다면 RSU 방식에 해당한다. 반면 주식을 먼저 지급하되 3년간 양도를 제한하고, 그 전에 퇴사하거나 약정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반환하도록 정한다면 RSA 방식이다. 특히 RSA는 이미 지급한 주식의 반환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환수 사유와 절차를 계약에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일반적인 RSU와 RSA는 상법의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규정과 당사자 사이의 계약을 바탕으로 운용되어 왔다. 상법이 이를 스톡옵션처럼 독립된 제도로 상세하게 규정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근속기간이나 성과 조건을 계약으로 비교적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보상 재원인 자기주식을 유상으로 취득하려면 원칙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한다. 투자금을 받아 현금이 충분하더라도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초기 벤처기업은 자기주식을 매입해 보상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 벤처기업법상 성과조건부주식 제도다. 비상장 벤처기업은 정관에 근거를 마련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자기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선지급과 후지급 모두 가능하지만, 대상은 법정 요건을 갖춘 해당 기업의 임직원이며 최대주주·주요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등은 제외된다. 대표이사나 창업자도 이러한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벤처기업법상 특례를 활용하여 성과조건부주식 제도를 운영하려면 그에 따른 제한과 절차도 지켜야 한다.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임하거나 재직해야 주식을 취득하거나 양도할 수 있다. 후지급 방식의 주식 취득과 선지급 방식의 양도제한 해제 모두 이 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 기간은 특례 적용을 위한 법정 요건이므로 계약으로 줄일 수 없다. 다만 그 이상의 재직기간이나 매출, 기술개발 등의 추가 성과 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정관에는 교부할 주식의 종류와 수, 대상자의 자격 및 조건 등을 규정하고 이를 등기해야 한다. 개별 주주총회 결의와 계약서에는 대상자별 교부 수량과 조건을 구체화하고, 계약 체결과 특례에 따른 자기주식 취득 등에 관한 신고도 진행해야 한다.
벤처기업법상 성과조건부주식 제도의 핵심적인 장점은 자기주식 취득 재원의 확대다. 벤처기업법 제16조의18은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직전 결산기 대차대조표의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을 뺀 금액까지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배당가능이익이 없더라도 주식발행초과금 등 자본잉여금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자본잠식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까지 자기주식 취득을 허용한 특례다.
다만, 현재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영업연도 결산기에 순자산액이 자본금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으면 취득이 금지된다. 직전 결산기 재무제표상 취득 한도가 남아 있더라도, 당해 연도의 예상 손실과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자본 감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장래의 손실을 고려하지 않고 보상 재원을 확보했다가는 이사의 손해배상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다.
취득 수량과 방법에도 제한이 있다. 계약에 따라 장래에 교부해야 할 주식 수를 초과해서 취득할 수 없고, 취득 상대방과 주식의 종류·수, 취득 기간 등을 미리 주주총회에서 정해야 한다. 각 주주에게 균등한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등 법정 취득 방법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재원 제한이 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주식 매입에 실제 현금이 지출되는 만큼 회사의 운영자금과 보상계획을 함께 살펴야 한다.
여기에 2026년 3월 6일 시행된 개정 상법의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개정 상법은 상장회사뿐 아니라 비상장회사에도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한다. 벤처기업법상 취득 특례를 활용하더라도 상법상 보유 및 처분 요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3년이나 4년 후에 주식을 지급하는 RSU를 운영한다면, 그때까지 자기주식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근거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상법 제341조의4 제2항 제2호는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소각 예외로 정한다. RSU와 RSA를 위한 자기주식도 이 예외에 따라 보유할 수 있지만,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획에는 보유 및 처분 목적과 대상 주식, 보유 기간 및 처분 시기 등을 기재하고 이사 전원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야 한다. 그 계획은 매년 다시 승인받아야 하므로, 보상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사회에서 지급을 결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벤처기업법상 교부계약에 대한 특별결의와 상법상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 승인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특히 주의할 것이 있다. 위 자기주식 소각 의무의 예외 조문에서는 “임직원 등을 위한 보상 목적”이 아니라 “임직원 보상 목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 임직원이나 외부 자문역에게 지급하는 성과조건부주식까지 이 예외에 포함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수적으로는 해당 회사의 임직원이 아닌 계열사 임직원이나 제3자에 대한 성과조건부주식에는 임직원 보상 예외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거나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는 사정만으로 지급 회사의 임직원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법상 성과조건부주식 특례 역시 해당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므로, 외부 전문가나 계열사 임직원에게 그 특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이는 상장회사가 법령상 요건을 갖춘 관계회사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특례와 구별해야 한다. 스톡옵션에 관한 명시적인 특례가 있다고 하여 성과조건부주식의 대상까지 동일하게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외부인 보상이 필요하다면 정관에 근거한 경영상 목적 등 다른 예외사유가 성립하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성과조건부주식은 벤처기업의 인재 확보와 성과 공유에 유용한 제도다. 다만 도입할 때에는 보상 대상과 자기주식 취득 재원을 먼저 확인하고, 정관과 주주총회 결의, 보상계약 및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 계약에는 성과 측정 기준과 지급 시기, 퇴사나 성과 미달성 시 처리방안까지 명확히 정해 두어야 한다. 재무 상태와 소각 예외의 유지 여부를 계속 점검해야 임직원에게 약속한 장기 보상을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다.
잠깐!